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석남의 유지(遺志) (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9.12. 7)
/조우성의미추홀
석남의 유지(遺志)
인천시립박물관 초대 관장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한 원로 미술평론가 석남 이경성(李慶成) 선생의 추모식이 지난 3일 오전 7시 추모위원회의 주관 아래 인천시립박물관 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엄숙히 거행되었다.
초겨울 새벽부터 추모식에 참례차 모이기 시작한 지역사회 인사들은 관계, 경제계, 문화예술계를 망라하고 있었다.
추모식은 김용길 현 관장의 '연보(年譜)' 낭독, 지용택 위원장과 홍종일 부시장의 추모사 등으로 이어졌다.
식이 끝난 후 추모객들은 영정과 유골함을 앞세우고 말년에 명예관장을 지낸 동 박물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겼다. 그 후 장지인 모란묘원 행 버스에 오르려고 박물관에서 나왔으나 버스를 찾지 못했다.
버스는 박물관 초입 언덕길 저 아래쪽에 정차해 있었다. 둘러보니 버스가 박물관에 오르기에는 길이 너무 가팔랐다. 위치가 청량산 등반 코스 바로 앞이어서 주소를 안다 해도 관람객이 찾아오기는 꽤 불편할 것으로 보였다.
박물관이 시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무슨 고찰처럼 구도자에게 '올 테면 와 보라'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 제3의 대도시, 동북아의 허브를 자처하고 있는 마당에 지역문화의 중추인 시립박물관의 위치나 규모는 낙제점이었다.
버스에 올라 이런저런 상념에 젖었다.
결말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립박물관을 세운 선생의 선구자적 유지를 받든다면 할 일은 박물관을 도시의 수준에 걸맞게 번듯하게 확장, 이전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추모식이 선생을 기린 정중한 예였다면 흉상의 건립, 박물관의 확장, 이전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 여겨졌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1207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12-06 오후 8:49:37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