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개화박물관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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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12.14)
조우성의 미추홀 /
개화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유길준과 개화의 꿈' 전시회가 열리고 있던 무렵이다. 본보 문화부장이었던 필자는 어느날 이영래(李永來) 당시 인천시장을 모시고 모처럼 저녁을 했다. 그 자리에서 필자는 불쑥 이렇게 말했다.
"인천 애들은 시장님을 잘못 만나 불쌍해요." 이랬더니,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냐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민간에선 힘이 드니 시가 '유길준'을 유치해 보자고 했더니 '문화에 일가견'을 가졌던 시장은 즉석 OK 였다.
뒤에 들은 바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교육적 견지에서 유치를 강행해 마침내 1995년 4월 10일 인천종합문화회관에서 '유길준과 개화의 꿈-개화의 도시 인천전'의 막을 화려하게 올릴 수 있었다.
화려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세일럼 시 피바디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방대한 개화기 유물 중 유길준과 관련 명품만을 뽑아온 것인데다가 파란만장했던 근대사를 실증적으로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인천전'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시립박물관과 함께 필자도 소장품 부스 한 칸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과 초중고 학생을 포함한 관람객이 인천 문화예술 사상 최대인 32만1천4백33명에 달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
그 후 몇몇 원로들과 논의해 추진한 게 '개화박물관'이었다. 제물포구락부에서 건립추진위 현판식까지 가졌다. 그러나 후임 모 시장이 차일피일해 현재 그 간판만을 창고에 보관 중인데 최근 중구가 명칭을 승계한 본격적인 '개화박물관' 건립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귀가 번쩍 뜨이는 일이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1214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12-13 오후 8: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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