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행정타운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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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11.18)
조우성의미추홀 /
행정타운
개항 직후, 원세개(袁世凱)를 등에 업은 청상(淸商)들이 진을 치고 있던 청관(淸館·현 차이나타운)에 영사관, 순포청, 전보국 등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자 자연스럽게 내리(현 중구 내동)에 청인 공동묘지도 만들어졌다.
'의장지(義葬地)'라 불리던 공동묘지는 1910년 인천대학교 정문께였던 남구 도화동으로 이전했다. 필자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1950년대 말만 해도 가짜 종이돈을 태우며 곡을 하던 특유의 장례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진 숲과 즐비하던 청국인 채소밭 그리고 공동묘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선인학원이 들어섰다. 인적이 드물었던 '쑥골'이 하루아침에 '맘모스 캠퍼스 타운'으로 변모했던 것이다.
학교와 역이 생기고 사람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오늘날과 같은 도화지구가 됐는데, 이 지역의 생존 축이었던 인천대학교가 신도시로 이전해 가자마자 '도화동 상인들이 날벼락을 맞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참에 문득 재정이 고갈 상태인 도시개발공사가 올스톱 상태인 도화지구 재생사업을 과연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것과 설사 안(案)처럼 된다고 해도 장밋빛 복합문화·교육·생태 주거단지가 말대로 이뤄지겠냐는 의문이 든다.
그러려면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게 그 타령인 '페이퍼 인프라'가 아닌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 가령 문제 해결의 한 방편으로 기왕에 이전·증축을 모색하던 시 산하기관 등을 모아 행정 타운을 조성하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그만한 부지도 찾기 어렵고, 사업 추진에도 큰 활력이 될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1118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11-17 오후 9: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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