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다시 태어나는 꽃밭말(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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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11.19)
오광철의 전망차 /
다시 태어나는 꽃밭말
서울 인천간의 뱃길을 놓고 이런저런 여론이 높거니와 예전에는 험한 산세로 중단되었다. 삼남의 세곡선을 위해 서울 한강과 인천 번지기나루에서 굴착을 시작했으나 산줄기가 가로 막았던 것이다. 산도 높고 암반으로 인해 도저히 뚫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원퉁이고개’의 전설이다. 오늘의 간석오거리에서 부평으로 넘어가는 경인가도의 고갯길이다.
그곳이 자동차의 원퉁이고개라면 동암역과 백운역 사이는 철로의 원퉁이고개였던 셈이다. 그 곳을 통해 교통이 불편했던 시기 부평을 오가는 지름길이 되었었다. 원퉁이고개로는 돌아가는 길이요 십정동 염전마을길이 있었어도 철로가 편리했다. 그리고 철길 바위틈에서 솟는 샘물이 있어 여름철이면 목 축이고 숨돌릴 수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시절이었다. 물론 그 때는 동암과 백운의 전철역도 없었다.
그 시절 그 지경에 난민들이 옮겨왔다. 동구 만석동의 철거민들이 이주한 달동네였다. 철로변을 따라 오늘의 동암초등학교에 이르는 구간이었다. 지금도 더러 흔적이 남아있거니와 그리고 여기저기 양계장이 들어서고 그 곳을 양계마을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누가 시작했을까. 가을철이면 철로변에는 코스모스가 곱게 펴 한들거리느라 경인선 승객들을 반갑게 맞았었다.
그 곳은 원래 꽃이 많이 피었다는 꽃밭마을이었다. ‘꽃말골’이니 ‘고박굴’이니 하여 한자로는 화전촌(花田村)이었다. 아마도 원래 고박굴이던 것이 꽃밭굴로 변음되고 한자화하면서 화전촌이 된 듯하다. 그러나 꽃마을이니 달동네니 하던 곳이 지금은 동암역의 전철역이 개설된 이후 번화가로 변모하고 있다. 철길을 따라 언덕위로는 대로가 뚫리고 백운초등학교에 이른다.
인천시가 경인전철 백운역과 동암역 사이의 철도 구간을 복개 공원으로 조성키로 했다고 한다. 대상 구간은 백운역에서 백운초등학교 사이의 300m이며 이 곳에 덮개 형태의 구조물을 씌워 그 위에 3만㎥의 녹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지하구간이 되는 셈이다. 2011년 완공되면 이 곳에 시민 편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예전의 꽃밭말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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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1-18 18: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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