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인어우체통(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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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11.26)
오광철의 전망차 /
인어우체통
코펜하겐 항구 어귀에 인어가 앉아있다. 안데르센 동화의 귀여운 인어를 기념하는 조형물이다. 역시 덴마크의 조각가 에드바르드 에릭센의 작품으로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하반신은 물고기로 되어있다. 항구를 상징하면서 세계 각지의 인어 전설을 되새기게 해준다.
예로부터 인어 전설이 각지마다 풍부했다. 그 중에 스코틀랜드 아이오나섬의 인어 이야기는 너무 슬프다. 바다의 인어가 성자를 사랑했는데 성자는 인어에게 영혼을 가지려면 바다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바다를 버릴 수없는 인어는 절망하여 눈물을 흘리며 떠나갔고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558년 아일랜드 벨파스트 호수에서 인어가 잡혔다. 그 인어는 300년전 홍수로 떠내려간 리반이라는 이름의 소녀였다. 소녀는 파도 밑에 살면서 점차 인어로 변했다. 소녀 인어의 노래소리 때문에 사람들에게 잡혔던 것이다. 사람들은 소녀를 머젠이라고 했다. “물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머젠은 세례도 받았고 죽은후 ‘성녀 머젠’이라고 불렸다.
1403년 네델란드의 에담 인근 갯벌에 또다른 인어가 표류해 왔다. 사람들이 다정하게 대해주었는데 인어는 끝내 말을 배우지 못하고 15년동안 살다가 죽어 교회묘지에 묻혔다. 중세기 프랑스 한 명문의 백작 아내가 인어였다고 한다. 중국에도 인어 전설이 있다. ‘산해경’에 보면 “陵魚(능어)는 사람 얼굴에 팔다리가 있고 몸둥이는 물고기인데 바다 한가운데 산다”고 했다. 그런데 이 능어는 성격이 포악하다고 했다.
이 처럼 인어 전설이 광범위한 것은 뱃사람들이 바다에서 사람의 키와 비슷한 포유동물을 잘못 본 것이 와전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을 학자들은 진귀한 바닷동물 海牛(해우)라고 말한다. 그러나 남획하느라 지구상에 수만마리 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86년 페르시아만에서 한 떼의 무리가 발견되었었는데 이란 이라크 전쟁으로 죽음의 바다가 된 이후 궁금증으로 남아있다.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상에 인어 모양의 우체통이 등장했다고 한다. 임해 관광지역에도 인어우체통으로 바뀌었으면 한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11-25 18: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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