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도심의 LED(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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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10. 7)
도심의 LED
/조우성의 미추홀
탄소 배출의 주범급(主犯級)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백열등은 각국에서 퇴출 대상 제1호가 되었다. 호주 같은 나라에서는 2010년까지 없애기로 했고, EU도 2년 안에 퇴장시킬 것을 회원국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대발명가 에디슨이 저 세상에서 들었다면 곡할 노릇이겠지만 백열등은 에너지 소모율이 95%나 되는 저효율이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에너지 대부분을 빛을 발산하는 데 쓰기보다는 열로 소비했던 것이다.
그 대안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것이 절전형 형광등이나 LED(발광 다이오드)이다. 특히 LED가 고효율, 저비용의 대명사로 떠오른 것은 눈부신 기술 발전의 결과이지만 아직은 명성에 부응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백열등은 물론, 형광등의 40%에 불과한 전력을 소비한다는 미덕을 내세우며 인천의 밤을 도처에서 밝히고 있긴 하나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의 길거리 조명은 도시미학적 차원에서 어설픈 부조화를 느끼게 한다.
시청 정문의 '저탄소 녹색' 선전탑도 그렇다. 살아있는 화훼를 소재로 한 발상이 꽤 신선해 보였는데 한밤에 보니 빨강, 파랑 LED 선을 테두리로 두르고 있는 모습이 '촌스러운 저탄소 선전'이란 말을 떠올리게 했다.
LED가 시대적 대안이라는 것은 두루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사형통인 듯 공원, 분수대, 로터리 등 여기저기에 별 의미도 없이 꽂아놓은 'LED 봉(棒)'들과 저급한 조명들을 보노라면 그 과유불급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고효율, 저탄소, 친환경도 좋지만 기왕이면 도심의 야경을 품격 있게 살려내야 하겠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1007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10-06 오후 9: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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