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풍경 기행(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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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10. 9)
풍경 기행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의 문화적 자산 가운데 인상적인 것을 꼽으라면 근대의 건축물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축물이 지금의 자유공원에 있던 세창양행 사택이라는 것은 건축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그밖에 최초의 스팀 장치를 했다는 존스턴 별장, 인천해관 통역관으로 있던 거부 우리탕의 저택 오례당, 소년들 사이에서 '개미학원'으로 불렸던 알렌 별장, 건축미를 자랑하던 조일상선 인천지점 등도 꽤 유명했다.
그러나 세창양행 사택을 제외한 이들 건축물은 하나 같이 재산권을 행사하겠다며 우리 자신이 부수었거나 실화(失火)로 사라진 것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문화적 무지가 빚어낸 수치스러운 일들이었다.
더불어 수년 전부터 몇몇 이들이 사진엽서 몇 장을 근거로 이들 건축물을 복원하자고 주장해 온 것 역시 문화적 무지의 소산이었다. 이를 통해서 '인천의 정체성을 살리자'는 복원 취지는 어불성설 수준이었다.
스스로 어쭙잖은 판단을 해 때려 부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정체성' 운운 하며 수백억 원을 들여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던 건축물들을 자유공원 한 군데에 모아서 복원하자는 것은 상식선에도 못 미치는 발상이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김재열 화백이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는 '인천 근대건축 풍경 기행전'은 근대 건축문화 수용의 한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어 주목된다. 작품들은 실증 자료를 바탕으로 인천의 근대 풍경을 실감 있게 재현시키고 있다. 지역사의 한 분야를 건축가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해 가치가 있다고 본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1009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10-08 오후 9: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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