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 세상思 ▧ 이기문(70회) 변호사/공항공사 지분매각은 민영화 아닌가(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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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9.15)
공항공사 지분매각은 민영화 아닌가
▧ 세상思 ▧ 이기문 변호사
신자유주의의 큰 흐름은 민영화, 규제완화, 세금감면으로 나타난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부터 이와 같은 신자유주의 흐름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그 한 흐름이 민영화인데, 며칠 전 공항공사의 이 사장이 시민들 앞에서 공항공사의 지분 중 49%를 매각해도 공사의 공기업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면서 민영화를 강행할 뜻을 비쳤다.
그의 설명대로, 인천공항은 최상급인 '가급' 국가기간 시설물이다.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안보 그리고 공공성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공기업이다. 인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현재 세계공항에서 최고의 공항으로 성장했다.
인천공항은 지난 15년간 공항, 도로, 철도, 영종대교 등 총 17.7조 원 가량이 투입되어 현재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는 상태이다. 총자산은 장부가액으로만 8조원이 넘고, 부채 4조 원 가량으로 자본 4조 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공사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은 그래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데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인천공항 민영화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다가 반대에 부딪혀 중단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영화가 아니라 지분 매각의 방법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 지분 매각을 하는 이유는 해외사업을 원활하기 위해서 해외자본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과거 한 때, 한나라당 이상득의원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맥쿼리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도 언론보도를 통해 나오기도 하였으나 국민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되었던 적이 있었다.
한동안 잠잠하던 민영화 이야기가 이 날 느닷없이 지분 중 49%를 매각하면 이는 공항공사의 공기업성이 훼손되지 않는 것이므로 해외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며, 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영국 히드로공항이 민영화 이후, 급속히 서비스가 악화되고 경쟁력도 떨어졌다는 사실은 항공계의 진실이다. 일본도 나리타공항의 민영화 계획을 포기하고, 공단 체제에서 공사화로 방향을 바꾸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지분 49%를 매각하면 민영화가 아닌 지분 매각이고, 2%를 더하여 51%를 매각하면 민영화라는 논리이다. 민영화가 아니라, 지분 매각이라는 논리로 이 사장이 주장을 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언어의 유희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의 눈을 속이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지분 매각의 컨설팅 비용으로 수 십 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그의 논리는 외국계 자본에 10% 내지 20%를 매각하고, 나머지 20% 내지 29%는 국민주 형식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매각한다는 논리였다.
공항철도 민자사업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자사업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결국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해외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는 외국계 자본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외국계 자본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후에 지분 매각이 이루어져 공항를 경영하다가 적자가 발생하는 경우, 그 때 또 다시 국민 혈세로 공항공사를 인수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지분매각의 방법은 민영화의 포장에 불과하다. 향후 지분을 매수하는 외국계 자본이 투기자본인지 여부와, 권력의 실세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경우라면, '과연 누구를 위한 지분 매각인가' 하는 근본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해외사업을 하기 위하여 해외자본과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이 사장의 논리는 그래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동의 절차 없는 지분 매각은 받아드릴 수 없다. 컨설팅 비용을 막대하게 들여가면서 해외사업을 위하여 전략적 제휴를 하기 위한 지분 매각의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 지분 매각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해외사업을 도모할 것을 권한다.
종이신문정보 : 20090915일자 1판 14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9-14 오후 8: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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