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인천 '조스'(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9. 8.14)
조우성의미추홀 /
인천 '조스'
60년대 중구(中區) 배다리 공터는 '풍물 공간'이었다.
북과 하모니카를 동시에 치고 불던 1인 약장수에서부터 맨손으로 병목을 날리던 차력사에, '동춘 서커스단' 같은 '곡마단'까지 들어와 구경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언젠가는 이색 전시회도 열렸다.
볼거리가 많은 요즘에는 '구경거리' 축에도 못 속하지만 그 시절만 해도 고래와 상어는 귀물에 속했다. 그러나 입에 소금을 잔뜩 물고 길게 누워 있던 그들은 '그로테스크' 자체였다.
고래는 몸통이 10여 m가 족히 넘었고, 톱날 같은 이빨을 드러낸 그 옆자리의 상어는 사람들에게 사지 절단의 참혹한 공포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그들은 멜빌의 모비딕이나 헤밍웨이의 바다에 살던 이국종이었다.
영화 '조스'에 나오는 백상아리와 마찬가지로 실제의 공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소년기의 가상이 이순에 이르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혼란 같은 것도 느낀다.
지난 8일 5.45m 크기의 식인 상어 백상아리가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에 나타났고, 옹진군 소청도 남쪽 92.6㎞ 해상에서도 같은 날 저인망 어선 금양호가 4.8m 크기의 동종(同種)을 포획했다니 심상치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느닷 없는 식인 상어의 출현이나 심각한 기후 변화 등이 모두 지구 온난화 현상의 여파라고 한다.
결국 우리가 자초한 화근인데 관념적 구호만 같던 '저탄소 운동'의 중요성을 백상아리까지 경종을 울려주고 있는 셈이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얼마나 더 심각한 이변이 일어날 지 걱정이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814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8-13 오후 9: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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