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세계속의 무궁화(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09. 8. 3)
오광철의 전망차 /
세계속의 무궁화
무궁화를 완상하노라면 꽃이 아름답고 화려하다. 우아하고 품위가 있는 여인에 비견할 만하다. 시경에도 ‘顔如紅華(안여홍화)’라고 해서 무궁화를 여인의 아름다운 용모에 비유했다. 그래서일까. 정절을 뜻하는 무궁화에 대한 전설이 있다. 앞을 못 보는 남편을 봉양하는 재주 많은 미모의 아낙이 있었다. 고을 세도가가 탐하여 유혹했으나 흔들리지 않고 남편을 위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다. 분노한 세도가가 그녀를 잡아다 살해했으나 곧 절개에 감탄하여 집뜰에 묻어주었다. 얼마 후 무덤에서 꽃이 피고 자라 집을 둘러쌌다. 마치 남편을 감싸주려는 듯했다. 이 꽃이 무궁화이며 사람들이 울타리꽃이라고 불렀다.
이런 전설도 있다. 당나라 여왕이 자신의 권위에 자만하여 동지섣달에 꽃이 피라고 기도했다. 그랬더니 오만가지 꽃들이 모두 피었으나 무궁화만 피지 않았다. 우리 겨레가 당나라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뜻의 전설이다. 무궁화가 기품 있는 여인의 꽃이듯 일제 강점기에 우리 여인들은 한결 같이 무궁화를 사랑했다. 무궁화가 우리꽃이라며 핍박할 때 한반도를 무궁화로 수놓아 규방을 장식했다. 무궁화 반도는 남궁억 선생의 아이디어였다.
나라꽃 무궁화는 소아시아 원산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 흔하다. 특히 우리나라 평안남도와 강원도 이남에서 많이 자생하여 예로부터 槿鄕(근향) 槿域(근역)으로 불렸다. 무궁화의 고장이라는 뜻이었다. 중국의 전설서 ‘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 목근이 있어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고 했으며 ‘고금주’에는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리나 되는데 목근이 많다”고 했다. ‘군자의 나라’는 우리나라를, ‘목근’은 무궁화를 지칭한다.
그런데 광복 후 나라꽃 제정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무궁화 나무는 벌레가 많고 진딧물이 끼며 꽃이 시들 때 처량하다며 반대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적 관심이 높고 꾸준한 품종개량 결과 내충성이 강한 품종이 개발·보급되었다. 그동안 인천에서도 여러 차례 무궁화 전시회가 있었다.
인천시가 8일 무궁화의 날을 맞아 ‘세계속의 무궁화’란 주제로 무궁화 전국축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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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02 19: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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