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바다의 무법자(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09. 8.13)
오광철의 전망차/
바다의 무법자
<바다엔 관솔빛 비쳐 아침 노을처럼 붉고/여기저기 어구들은 모래 뭍에 놓여 있네/제 그림자 물속에 비추일세라/신적호 큰 상어가 뛰어 오르리>
다산 정약용의 시 ‘耽津漁歌(탐진어가)’의 셋째 연이다. 그러면서 주를 달고 있는데 新赤胡(신적호)는 상어 큰것을 말하며 사람 그림자만 보면 뛰어올라 삼켜버린다고 했다. 그 시절에도 우리 해안에 상어가 나타나고 있었으며 그 포악함을 알고 있었다. ‘탐진어가’는 전라도 강진의 어촌 물정을 읊은 노래이다.
그 이후 19세기 말 우리나라를 여행한 러시아 첩보장교의 기록에도 상어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 남부 해안에는 상어들이 많으며 미식가들이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상어를 어획한다고 했다. 즉, 상어잡이는 위험하여 어부들은 먹이를 주어 상어를 좁은 만으로 유인, 그물로 입구를 막아 해안 쪽으로 끌어 잡는다고 했다.
그들의 기록에도 미식가 이야기가 있지만 신태범 박사는 ‘먹는 재미 사는 재미’에서 ‘인천어물세시기’로 어물의 제철을 적으면서 양력 7월엔 상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1m 안팎 것의 살을 데쳐서 어채를 하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중국 고급요리의 지느러미를 들고 있다. 상어 지느러미는 중국 명나라 중기 이후 진미였다. 특히 서태후 식탁에 자주 올랐다고 전한다.
아무튼 오늘날 지구상에 250종의 상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중 10여종이 식인상어이다. 이른바 ‘죠스’로 불리는 이런 놈들은 속력이 빠른데다 힘과 탐식이 놀라우며 성격이 흉포하고 톱니 이빨에 험상궂은 얼굴을 한 바다의 무법자이다. 연간 상어로 인해 입는 인명피해는 80건 정도라고 한다.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해녀가 상어에게 희생당한 사건도 있었다. 상어의 탐욕스런 모습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도 잘 나타나 있다.
용유도 을왕리 해변에 ‘죠스’가 나타났다고 한다. 파도에 떠밀려 갯벌에 걸린 녀석을 피서객의 신고로 포획한 것인데 청상아리라고 한다. 청상아리 역시 육식어이며 길이 7m 이상 정도면 성질이 난폭하다고 한다. 어디 이 한 마리뿐이겠는가. 바다의 계절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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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2 18: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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