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미술관 건립(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9. 7.24)
조우성의미추홀 /
미술관 건립
파리 세느 강변에 있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았던 것은 생애에 잊지 못할 감동의 하나였다. 그 전율의 에스프리에 감전(感電)되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희열 그 자체였다.
일본 후쿠오카 시립미술관에도 황홀한 잔치가 펼쳐져 있었다. 샤갈, 달리, 뷔페, 미로, 워홀, 블랑쿠시, 시갈 등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이들이 곳곳에서 관객을 맞이하고 있어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들려왔다.
국내외 작가들로부터 사들인 소장품만 1만 2천여 점을 달한다는 규모도 규모이지만 자연 채광을 살리면서 고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실내 구조와 쾌적한 휴게 공간 등이 '오호리공원'의 호수 풍광과 잘 어울렸다.
미술관을 개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절로 생각나게 하는 것은 계단의 타일, 유리창의 형태와 방향, 문고리 장식, 천정 마감 등 그 어느 것 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감각을 구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인천에서는 우선 미술관부터 짓자고 야단들이다. "인구 275만 명의 대도시에 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수치"라는 당위론을 내세운다.
그러나 누구의 무슨 작품을 왜 보여주겠다는 것인지는 전혀 들은 바가 없다.
생전에 미술관에 내 작품을 걸겠다는 욕심들이 아니라면 그리 서두를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작품은 고사하고, 근현대의 우리 명화도 소장 못하고 있는 처지가 아닌가. 우선은 시간과 돈을 들여 '로뎅'도, '밀레'도, '장승업'도, '김환기'도 사들여야 한다. 어쩌자고 집부터 덜컥 짓자는 것인지 계산이 안 된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724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7-23 오후 8:51:44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