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天時(천시) < 地利(지리) < 人和(인화)(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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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6.25)
원현린 칼럼
天時(천시) < 地利(지리) < 人和(인화)
주필
지금 우리는 ‘나 아니면 아니다’이다. 나 말고는 모두가 적이다. 유아독존(唯我獨尊)이다. 머리를 맞대고 국사를 논해야 할 국회도 임시국회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단독으로 여네 마네 하고 야당은 여차하면 실력으로 저지한다고 한다.
국민들은 이제 국회에 대해 잊은 지 오래인 것 같다. 개원여부에 관심조차 없다. 열든 말든 별반 관심이 없다. 필자는 얼마 전에 ‘국회는 필요악인가’라는 제하에 “우리는 과연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있는 국민인가. 국회는 없는 편이 바람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하는 필요악인가.”하고 국회를 비판한 적이 있다.
국회는 그렇다 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남보다 뒤질세라 앞을 다투어가며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들은 헷갈린다. 좌도 우도 서로 자기네들이 옳다고 한다.
지난 22일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10개 보건의료단체들이 70만 보건의료인 이름으로 공동성명을 통해 “릴레이 시국선언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 대한민국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정쟁과 분열은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대다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 발전을 위해 국가적 화합과 단결이 필요한 이 시점에 정략적인 시국선언은 사회분열을 조장할 뿐”이라는 내용으로 싸잡아 비난했다. 국회 개원도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장고 끝에 ‘중도(中道) 강화론’을 내놓았다. 좌도 우도,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중국의 정치사상가 맹자의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하늘이 내린 유리한 조건도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지리적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서로 화합함만 같지 못하다”했다. -天時不如地利(천시불여지리), 地利不如人和(지리불여인화)-
지금이야말로 ‘인화’가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이다. 맹자가 언급한 ‘인화’야말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비방(秘方)이 아닌가 한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라도 끊는다 했다. 인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가정에 있어서나 나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초·중·고교 교실에 걸려 있는 급훈과 교훈 가운데 ‘인화단결’이라는 문구가 많은 줄 안다. 가정에서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문구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좌우명으로 삶는 우리다. 기업들도 사시사훈으로 이 문구를 애용하고 있다. 이렇듯 평생을 통해 ‘인화’라는 말이 몸에 배어 있는 우리 국민들이다.
아이들은 보고 듣고 배운다. 보고 듣고 자란다. 그러면서 닮아간다. 우리는 후학들에게 무엇을 보고 배우라 가르치겠는가.
내분으로 인해 나라까지 망하는 것을 많이 보아 오고 있다. 이는 지나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강성했던 고구려가 그랬고 파당을 지어 당파를 일삼은 조선이 그랬다. 망하고 나서야 후회들을 한다. 뒤늦은 후회는 아무 소용이 없다.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가 한 방향으로 나부끼게 해야 한다. 지금은 이리저리 어지러이 펄럭이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끝없는 정쟁과 이념분쟁은 사회분열만을 초래한다. 어느 것 하나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내전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둘 다 망하게 한다. 각자가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아니다. 사회는 한 방향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우리가 처한 형국은 지금 평화시가 아니다. 총체적 난국이다. 오늘처럼 사분오열돼선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사회적 통합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뭉쳐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인화단결은 이래서 중요하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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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4 19: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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