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勞使不二 정신으로 무재해 사업장을(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09. 6.11)
원현린 칼럼/
勞使不二 정신으로 무재해 사업장을
주필
일터에서 작업 도중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기라도 하면 가족은 생계에 곤란을 겪을 뿐만 아니라 한 가정이 파괴되기까지 한다. 가정은 가정파괴범에 의해 파괴되는 것만이 아니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국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수조원에 달한다. 모두가 산재 줄이기에 경주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주와 근로자 각자 산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산재 위에 쌓은 실적이라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산재 예방에 진력해야 할 사업주들이 안전정신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나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얼마 전 경인지방노동청이 인천지검과 공동으로 인천지역에 소재한 산재 취약사업장들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점검대상 사업장 모든 곳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는 사실은 우리를 크게 실망시켰다.
우리는 점검대상 사업장 가운데 ‘이상무’ 판정을 받은 사업장이 단 한군데도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산업안전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하건만 정작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란 얘기다. 산업재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어쩔 수 없는 사고란 있을 수 없다. 산재를 분석해 보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얼마든지 사전에 예방 가능했던 사고들이다.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주의 인식전환이 있기 전에는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이 산업재해이다. 기업주와 종업원들은 한 솥에 밥을 먹는 한 식구들이다. 따지고 보면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보내는 사이이다.
이렇게 보면 노사불이(勞使不二)이다. 사용자와 노동자는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미가 성립된다. 그런데도 줄지 않는 산재를 보면 사고가 근시안적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눈앞의 이득만 생각하다 보니 안전에 투자를 늦추거나 꺼린다.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요행히 산재가 발생하지 않으면 모르되 일단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본인은 물론 회사입장에서도 손실은 이만저만 아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했다. 흔히 보면 사업주들은 때늦은 후회들을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다. 사업장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안전이라 하겠다.
지금은 시기적으로도 정신이 해이해지기 쉬운 무더운 계절이다. 산재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요일과 시간대를 보면 월요일과 점심시간 전후에 주로 다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요일은 휴일 다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긴장이 풀린 탓일 게다. 또한 오찬 시간을 전후한 시간대에 산재가 다발한다 함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안전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도 입사 후 1년 미만의 근로자들이 재해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산재 발생 정도는 안전정신 무장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사업주의 주의의무 태만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 가는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근로자들까지 정해진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고 소홀히 한다면 사업장 산재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노사 공히 철저히 안전규정을 지켜 무재해 사업장을 조성하겠다는 정신자세가 무엇보다 산재를 줄이는 첩경이다.
과거 1960년대 독일 탄좌, 1970~80년대 열사의 나라 중동에 파견되어 피 땀 흘려 일하던 해외 근로자들만이 산업전사(産業戰士)가 아니다. 오늘 이 시간 각자의 사업장에서 피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 모두가 산업전사이다. 군대에 간 군인만이 전사(戰士)가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산재를 줄이는 일에 너와 내가 따로 없다. 무재해 사업장 조성이야말로 우리의 이상이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6-10 19:28:22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