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소방(消防)(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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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6.19)
조우성의미추홀 /
소방(消防)
그 옛날 동서의 선조들은 불을 천화(天火)와 지화(地火)로 나누어 생각했을 것이라고 한다. 천화는 하늘에서 내리치는 번개와 같은 불이요, 지화는 화산이 터져 분출된 용암에 의해 일어난 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에 나오는 '죄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가 불의 심판을 받은 것이 천화라 한다면, 한순간 도시 전체가 매몰되어 버린 봄베이의 비극은 지화의 예라 하겠다. 그러나 이외에 인간이 만든 불 '인화(人火)'도 있다.
부싯돌을 치거나 나무를 마찰시켜 일으킨 '인화'의 역사 역시 오래다. 하지만 불의 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불 자체를 신성시하기도 했다. 일부 농가에서 아직도 조왕신을 모시고 있는 예가 그것이다.
불을 소중하게 다루자는 마음의 표상이어서 주목된다. 반면에 발화 도구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불을 만들 수 있게 되자 그를 잘못 쓰거나 섣불리 다루어서 인명과 재산을 잃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인천항에 성냥이 수입되기 시작한 1885년, 당시 최신 관청이었던 인천해관에 불이 나 건물과 문서를 모두 잃었는가 하면 1907년에는 지금의 중구 신포동에서 큰불이 나 민가 400여 채를 꼼짝없이 불태우기도 했다.
최근 새 제복 제정, 신형 무전기 착용, 소방차 증강 같은 뉴스를 접하면서 1896년 출범 후 불철주야 헌신해 온 인천 소방관들의 노고와 함께 '송도신도시'에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새로운 소방 현실이 함께 떠올랐다. 대책이 서 있겠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홍보도 필요할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619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6-18 오후 8: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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