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전차(電車)(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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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5.29)
전차(電車)
/조우성의 미추홀
이 땅에 처음 전차가 놓인 것은 1896년 인천에 살던 미국인 기술자 콜브란에 의해서였고, 1934년에는 일본인들이 인천에 전차를 부설하려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이 난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구 일대에 최근 전차를 부설하려 했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애초 관광 진흥 차원에서 인천역에서 월미도를 일주하는 전차를 부설하자는 안은 월미관광특구개발위원회에서 나왔던 것이다.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극복해 가려는 현실적 대안의 하나가 관광 자원의 개발이라고 믿었던 소속 위원들이 무공해 교통 수단이자 복고풍의 낭만 전차 부설에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던 것이 지금도 기억에도 선명하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전차가 구민적(區民的) 혹은 시민적 합의도 없이 슬그머니 모노레일로 바뀌었고, 그마저 공사를 서두르다가 공법이 검증도 안 된 것이 드러나 망신만 톡톡히 당한 바 있다.
그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모노레일이 전차 부설보다 훨씬 돈이 많이 들 것이라는 경제적 견해에서부터 무엇을 보여줄 게 있다고 굳이 고공에 모노레일을 설치하려는지 모르겠다는 도시미학적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공사는 언젠가 재개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모노레일은 개통되리라 생각된다. 월미관광특구개발위의 의견 정도는 간단히 뭉갠 채 보란 듯 씽씽 달릴 모노레일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속이 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서구(西區)에서도 전차를 놓겠다는 보도다. 누구 맘대로 전차를 놓겠다는 건지 걱정된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529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5-28 오후 8: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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