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잊혀진 ‘환경보전의 의무’(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신문(09. 6. 4)
/원현린 칼럼
잊혀진 ‘환경보전의 의무’
주필
내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유엔은 지난 1972년 ‘현재와 미래의 세계를 위하여 인간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한다는 것은 이제 인류의 지상 목표가 되었다’고 선언, 인류 공통의 환경보전 원칙을 천명했다.
산업화가 진전됨에 따라 환경이 망가지고 있다. 전원은 거칠어지고 인간의 무절제한 자원 개발로 인하여 수질과 대기가 오염되어 가고 있다. 언젠가 한번 본란을 통해 아무리 살집이 없다 해도 논밭만은 안 된다고 역설한 적이 있다. 모내고 추수해야 하는 논과 밭이 신도시다 뭐다 해서 아파트로 변해가고 있다.
시냇가나 강가 어디를 가도 몸을 엎드려 목을 축이던 모습은 이제 다시 보기 어렵다. 오염됐기 때문이다. 산속의 물도 먹지 못한다. 약수터마다 대장균이 득실거려 음료불가 판정을 받았다. 땅속 깊이 흐르는 지하수도 마찬가지다. 지표의 각종 오염물질이 땅속 깊이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피고 진 진달래꽃도 먹을 수가 없었다. 대기가 오염돼 꽃잎을 더럽혔기 때문이다. 아카시아 꽃도, 벚나무의 열매인 새까만 버찌도 산에 흔하건만 따먹는 이 없다.
해마다 봄철이면 우리 산하는 황사에 뒤덮이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전에 황사의 발원지 몽고 사막까지 찾아가 나무를 심었다. 오늘 우리가 심은 한 그루의 나무는 비록 미미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란 기대를 갖고.
많은 섬들과 바다를 끼고 있는 인천은 말 그대로 해양도시이다. 인천항을 통해 세계 각국의 수출입 화물이 오간다. 인천국제공항과 국제여객 터미널이 있어 세계의 시민들이 오간다. 이제 얼마 후면 영종대교에 이어 인천대교도 개통된다. 이러한 천혜의 지리적 이점을 지녔음에도 관광자원화하지 못함은 우리가 미숙한 탓이다. 청정해역 조성이 우리가 첫 번째로 할 일이다.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된 중금속이 함유된 폐수 등 산업쓰레기는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온다. 하천은 말할 것도 없고 바다까지 흘러들어 맑아야 할 해역을 망친다. 이는 곧 어장의 황폐화를 가져와 어민들의 생활을 곤궁에 빠뜨린다.
이처럼 환경의 오염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간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자연은 인간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의 품속에서 살아가야할 자연의 일부임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나라도 자연보호헌장에서 ‘산업문명의 발달과 인구의 팽창에 따른 공기의 오염, 물의 오탁, 녹지의 황폐와 인간의 무분별한 훼손 등으로 자연의 평형이 상실되어 생활환경이 악화함으로써 인간과 모든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헌장은 이어 ▲자연을 사랑하고 보전하는 일은 국가나 공공단체를 비롯한 모든 국민의 의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은 인류를 위하여 보호되어야 한다. ▲자연보호는 가정, 학교, 사회의 각 분야에서 교육을 통하여 체질화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개발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추진되어야 하며, 자연의 보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온갖 오물과 폐기물과 약물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한 자연의 오염과 파괴는 방지되어야 한다. ▲오손되고 파괴된 자연은 즉시 복원하여야 한다. ▲국민 각자가 생활주변부터 깨끗이 하고 전 국토를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등의 실천 조항을 두고 있다. 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가 잊고 있는 위에 열거한 자연보호 헌장의 실천 강령을 한번쯤 되새겨봄도 좋을 성싶다.
자연의 파괴를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일변도로 추진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환경은 한 번 파괴되면 다시 되돌리는데 엄청난 예산과 수많은 세월이 소요됨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어느 한 군데 온전한 곳이 없다. 우리는 사방이 공해에 찌든 곳에서 살고 있다. 이제 공해로 인한 위험 수위가 그 도를 넘고 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는 너무도 자명한 원리이다.
인천신문
입력: 2009-06-03 18: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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