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대학 평가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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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5.15)
대학 평가
/조우성의 미추홀
평준화 이전에 초중고를 나온 미추홀 자에게 평가(評價)는 지옥 같았다. '국민학교'에서 허구한 날 일제고사와 모의고사를 치르느라 받았던 심리적 압박은 물론 중고교 때에도 늘 시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곤 했었다.
무시험 감독으로 소문났던 모 고교에서는 아예 1등에서부터 꼴등까지의 이름과 성적을 시험지 한 장에 프린트해 공개했고, 그것이 이웃 여고에까지 흘러들어가기 예사였으니 어린 영혼들이 큰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
그 가혹한 성적 지상주의에 희생되었던 이들이 자라서 훗날 평준화 정책의 지지 세력이 되었는지 어떤지는 모르나 언제부터인가 사회 전 분야에 걸쳐서 '평가'를 거부하는 '평등주의'가 새 가치관인 양 판을 치고 있었다.
심지어는 대학까지 평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교수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오는 판이었다. 그런 중에 나온 것이 모 일간지가 시작한 대학 평가였는데 내용이 너무 충격적인 것이어서 국민적인 모멸감을 느낄 정도였다. 최근에도 모 일간지의 평가가 있었다. 물론 그 같은 몇몇 기준만으로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수 없고, 조사기관에 따라 편차도 있겠지만 국내 대학이 '우물 안의 개구리' 신세였다는 진실만은 훤히 밝혀진 것 같다.
'평가'가 없었다면, 아시아권에서도 한참 밀려나 있는 우리 대학의 현실을 모르고 지낼 뻔 했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위안은 인하대가 아시아권 92위, 국내 순위의 졸업생 평판도 10위, 교원 당 논문 수 4위, 국제화 지수 10위권에 랭크된 사실이다. 건학 이래 모두의 염원이었던 '한국의 MIT'란 말이 새삼 되새겨진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515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5-14 오후 8: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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