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원현린(75회) 칼럼 /콩 심은데 콩 나고…(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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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4.30)
원현린 칼럼/
콩 심은데 콩 나고…
악연 짓지 말고 좋은 인연을
세상에 비밀이란 없다. 상대방 있는 행위일 경우 당사자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대개는 나는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 인과관계가 뚜렷한데도 증거를 들이대라 한다. 사법기관의 수사는 이러한 인과관계를 밝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물이라도 독사가 먹으면 독을 낳고 젖소가 먹으면 우유를 생산한다. 돈도 기업가의 손에서는 물건을 생산하고 독지가의 손에 들어가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하지만 부정한 공직자의 수중에 들어가면 뇌물이 되어 본인 스스로는 말할 것도 없고 집안까지 망하게 하여 급기야는 패가망신을 하게 된다. 전직 대통령들이 재직 중 지은 죄에 대해 사법 처리되고 이를 지켜보아야 하는 국민들이다. 또 한 번 한국 정치사의 암울한 면을 보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모레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인과관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오늘 내가 받고 있는 결과는 지난날 나의 행위로 말미암은 것이다. 오늘 스스로가 짓고 있는 행위는 내일 결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을 지낸 이가 스스로 택한 낙향 생활을 감옥에 비유했다. 사방팔방에서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했다. 스스로 쌓은 성에 스스로 갇힌 것이다. 어느 누구도 가두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는 것이 감옥 같다 했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감옥을 짓고 스스로를 가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겠는가.
전생을 알고 싶으면 오늘 나의 모습을 보라 하고 내세를 알고 싶으면 오늘 나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고들 말한다.
모두가 다 인과관계를 이야기하는 말들일 게다. 따지고 보면 어느 것 하나 스스로 짓지 않은 것이 없다. 불교에서는 오늘 내가 처한 현주소는 과거에 지은 인연으로 인한 것이며 미래의 모습은 오늘 내가 택하는 인연법에 달렸다고 말한다.
결과를 낳는 내적인 직접 원인이 ‘인(因)’이고 주변에서 이를 돕는 간접적인 원인이 ‘연(緣)’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악연을 짓지 말고 좋은 인연을 쌓아가도록 해야 하겠다.
해마다 석탄일이 다가오면 떠오르는 단어가 ‘자비심(慈悲心)’이다. 자비란 불쌍히 여긴다는 의미의 자(慈)와, 동정·공감·함께 슬퍼한다는 뜻의 비(悲)가 합쳐져 된 말이다. 사찰마다 복을 기원하며 내걸은 연등으로 화사하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부처의 병도 낫는다 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생각하고 챙기는 현 세태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자비심의 뜻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인과응보의 이치 깨달아야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잘된 것만 가지고 스스로가 잘해서 그렇다 하고 잘못되면 남의 탓을 한다. ‘업(業)’이란 행위를 뜻한다. 선을 행하면 선업이 쌓이고 악을 저지르면 악업이 쌓인다 했다. 스스로 행한 행위의 결과를 놓고 잘못되었다고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탓해서는 안 된다.
극락과 지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선업을 지으면 행복하고 즐겁다. 반면 악업을 지으면 불행하고 고통스럽다. 세상에서는 자기가 저지른 일의 인과응보를 자기가 받는 법이다. 이것이 법이고 이치이다. 오늘도 이 간단한 이치를 몰라 고통을 받는 미욱한 중생들이 무수히 많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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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9 19: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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