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히딩크 스코어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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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5. 1)
조우성의미추홀 /
히딩크 스코어
지난주에 못 읽은 신문들을 들춰가며 '부평 을' 선거 보도를 모 FM 라디오로 들었다. 선거 결과는 한나라의 완패 5:0이다. 언젠가의 '히딩크 스코어'와 같았다. 이어 라디오는 '돈 크라이 훠 미 아르헨티나'를 내보낸다.
누구에겐가 울지 말라는 메시지 같은 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리고 전 대통령이 내일 검찰에 출두할 것이란 뉴스. '탄핵에 이은 한나라의 두 번째 노무현 관련 악수(惡手)'라는 어느 분의 말씀이 불현 듯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탄핵 때와 양상이 엇비슷하다. 결과가 '노무현 악수'인지, '부평 을'을 무주공산으로 여긴 때문인지 헷갈려 하면서 묵은 소식들을 뒤적이다 보니 모 일간지에 실린 양면 전면 광고가 눈길을 붙잡는다.
역사(驛舍) 분양 광고의 주제는 '철도 시발지'. "1899년 노량진에서 대한민국 철도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는 토를 달고 있다. 그러나 철도의 시발지가 '인천역'이라는 건 독립신문에도 기록된 사실(史實)이 아닌가.
정치권에서부터 일개 역사 분양업자까지 필요에 따라 인천을 이렇듯 쉽사리 배제시키고 있는 것은 이 나라가 아직도 중앙집권적 사고라는 고질병에 총체적으로 걸려 있음을 여실히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밤의 사적 결론. 이런 식의 정치라면 '히딩크 식 역전'은 영영 없을 것이라는 연민에 이른다.
누가 봐도 이번 '부평 을' 선거는 유권자의 70여%가 누가 당선되든 말든 상관 안겠다고 한 '버려진 정치 게임'이었다. 대우자동차를 의원 한 사람이 살릴 수 없다는 건 국민은 알고 정치권만 모르는 비밀이었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정보 : 20090501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시간 : 2009-04-30 오후 8: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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