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그곳엔 천사들이 있었습니다.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9.05.03 04:52
조회수 : 1,259
본문
1995년, 딸아이가 5살 때 일입니다.
5월쯤, 딸이 고열과 경기를 보여
부랴부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작은 아이가 갓 백일을 지났을 때라
집사람과 교대로 아이 곁을 지켜야 했지요.
소아과 4인실 병동에 또래의 아이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해 있다 보니
다들 비슷한 연배였고 인상도 좋아보였습니다.
딸이 입원한 다음 날
한 아이가 같은 병실에 입원했습니다.
워낙 손(孫)이 귀한 집안의 4대 독자라고
온 집안 식구들이 총출동이라도 한 모양입니다.
일가친척 방문으로 병실이 시끌벅적했습니다.
다음 날, 회진하던 의사 선생님이
아이 엄마에게 무어라 얘기하니
엄마 얼굴이 금새 하얗게 질리더군요.
슬쩍 들린 바로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고---.
아이 엄마는 넋 나간 모습으로 눈물만 흘렸고
아이 아빠는 병실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배고픈 아이의 울음만 병실을 채웠죠.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온 시간에도
아이는 울고 있었습니다.
초췌한 모습으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던 아이 엄마.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내는
우는 아이를 조용히 안아
아무 말 없이 가슴을 헤치고
젖을 물렸습니다.
아내의 행동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죠.
배가 고팠던 아이는
한참 동안 아내 젖을 먹더니
조용히 잠들더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 엄마는
무슨 말을 하려다 이내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저녁,퇴근하면서 아내와 교대했습니다.
밤이 되자 아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고
아이 엄마는 여전히 힘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 옆 침상의 다른 엄마가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서는
아침에 아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 엄마의 젖을 먹은 아이는 이내 잠들었고
덕분에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 후 세 명의 천사 같은 엄마들이 교대로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렇게 삼일 쯤 지났던가요.
따뜻한 눈길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더군요.
그날 밤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던 아이 아빠가 돌아와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에게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병실을 지키면서 아이 엄마를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입원해 있는 동안
우리 딸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게 되었고
병실을 나서면서
아이 엄마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은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라 천사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제게는
천사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그 중 한 천사는 아직도 제 곁에서
아줌마 본연의 모습으로
잔소리 해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새벽 편지 가족의 글 중에서==
5월쯤, 딸이 고열과 경기를 보여
부랴부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작은 아이가 갓 백일을 지났을 때라
집사람과 교대로 아이 곁을 지켜야 했지요.
소아과 4인실 병동에 또래의 아이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해 있다 보니
다들 비슷한 연배였고 인상도 좋아보였습니다.
딸이 입원한 다음 날
한 아이가 같은 병실에 입원했습니다.
워낙 손(孫)이 귀한 집안의 4대 독자라고
온 집안 식구들이 총출동이라도 한 모양입니다.
일가친척 방문으로 병실이 시끌벅적했습니다.
다음 날, 회진하던 의사 선생님이
아이 엄마에게 무어라 얘기하니
엄마 얼굴이 금새 하얗게 질리더군요.
슬쩍 들린 바로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고---.
아이 엄마는 넋 나간 모습으로 눈물만 흘렸고
아이 아빠는 병실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배고픈 아이의 울음만 병실을 채웠죠.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온 시간에도
아이는 울고 있었습니다.
초췌한 모습으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던 아이 엄마.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내는
우는 아이를 조용히 안아
아무 말 없이 가슴을 헤치고
젖을 물렸습니다.
아내의 행동에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죠.
배가 고팠던 아이는
한참 동안 아내 젖을 먹더니
조용히 잠들더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 엄마는
무슨 말을 하려다 이내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저녁,퇴근하면서 아내와 교대했습니다.
밤이 되자 아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고
아이 엄마는 여전히 힘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때, 옆 침상의 다른 엄마가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서는
아침에 아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 엄마의 젖을 먹은 아이는 이내 잠들었고
덕분에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 후 세 명의 천사 같은 엄마들이 교대로
아이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그렇게 삼일 쯤 지났던가요.
따뜻한 눈길로 잠든 아이를 바라보던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더군요.
그날 밤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던 아이 아빠가 돌아와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에게
진심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병실을 지키면서 아이 엄마를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입원해 있는 동안
우리 딸은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하게 되었고
병실을 나서면서
아이 엄마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같은 병실에 있던 엄마들은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라 천사였던 것 같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제게는
천사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그 중 한 천사는 아직도 제 곁에서
아줌마 본연의 모습으로
잔소리 해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새벽 편지 가족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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