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십리포의 리모델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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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인천신문(09. 3.19)
오광철의 전망차
십리포의 리모델링
십리포해수욕장은 옹진군 영흥도의 동북해안에 위치한다. 영흥도의 최고봉이라지만 겨우 250m 높이의 국사봉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리다 바다를 만나는 곳이다. 10리포라는데 과장일까. 1㎞라고도 하고, 400m라는 구간을 자갈과 왕모래가 깔린 해변이다. 이곳에 여름이면 인천에서 많은 피서객이 몰린다. 예전엔 연안객선 신세여서 불편했으나 시화방조제와 선재도를 징검다리로 한 대부도 대교로 인해 차량편으로 오갈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드넓게 전개되는 갯벌에서 조개며 굴도 주울 수 있다. 다른 곳 같으면 양식장이 훼손된다며 외지인들이 근접 못하게 하지만 이곳은 관광객이 드나들 수 있게 별도의 구역을 그어 놓았다. 이곳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우럭과 놀래미가 잡힌다는데 전에는 농어가 잘 낚였다고 한다. 그와 관련이 있는 농어바위라는 기암도 있다. 옛날 가난한 어부가 있었는데 생계가 어려워 고민하던 중 바위에 올라가 낚시하는 꿈을 꾸고 그곳에 가서 낚시를 했더니 농어가 많이 잡혀 어려운 살림을 면했다는 이야기이다.
십리포에는 해수욕장으로서만 아니라 우리나라 유일의 소사나무 군락지로서도 유명하다. 서어나무라고도 하는 100년생 이상의 300여 그루가 해수욕장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세계 분포의 중심지로서 우리나라 특산인 이 나무는 줄기가 굴곡져서 넓게 퍼지고 잎그늘이 무성하여 그늘에만 앉아 있어도 피서가 따로 없는 여름엔 천연에어컨이요 겨울엔 방풍림 역할을 한다고 한다.
또 하나의 운치는 야간에 멀리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인천의 야경이다. 분명하게 형상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나 인천의 불빛으로 어두운 밤하늘을 붉게 물들여 한폭의 그림을 그린다. 인천에서 수시로 시내버스가 오가고 갈곳 없는 시민이 겨울에도 찾아온다. 지난 겨울 어느 주말에 갔더니 산책객으로 심심치 않았다. 그들은 물빠진 갯벌에서 조개도 캐고 굴도 줍느라 조용하고 한적한 겨울 해수욕장은 아니었다.
옹진군이 십리포해수욕장의 리모델링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라고 한다. 흔히 관광지의 주변정리를 하다 보면 자연경관을 훼손하기가 십상이다.
입력: 2009-03-18 18: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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