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해피박스 전달하기(퍼온글)
본문
퍼온곳: 인천신문(09. 3. 5)
오광철의 전망차
해피박스 전달하기
복싱이라고 하면 권투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영어사전에서 Boxing은 또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상자에 담기’ 또는 ‘상자 포장작업’ 등이다. Box가 ‘상자’이니 그렇겠다. 여기에 Day를 합성하여 ‘복싱 데이’가 되면 영국인들이 지키는 축일을 뜻한다. 12월 26일, 즉 크리스마스 다음날이 복싱 데이인데 이날이 일요일이면 그 다음날이 된다. 이날 우편집배원과 고용인 등 평소 수고한 사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낸다.
복싱 데이는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영국의 특이한 풍습이다. 이날 아침이면 집집마다 현관에 와인 한병이거나 양발 한켤레를 상자에 담아 걸어 놓는다. 한해 동안 자기들의 가정을 위해 수고한 우편집배원이나 신문배달원, 혹은 우유배달원등에게 보내는 작으나마 사랑이 담긴 선물이다. 원래 12월 26일은 기독교의 첫번 순교자인 스데반의 기념일이었는데, 1871년부터 복싱 데이로 정해지면서 공휴일이 되었다. 관공서와 은행도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이날이 복싱 데이가 된데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영국은 우리나라의 24일 이브와는 달리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에 선물을 주고받는데, 받은 선물 박스를 26일 풀어본다고 해서 복싱 데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설은 중세때 귀족이나 상류층 가정에서 크리스마스면 평소 수고한 자기집 집사나 상인들에게 선물을 박스에 담아주던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구미인들의 최대 축일에 신세진 사람들을 기억하여 작은 선물이라도 주는 것은 아름답고 흐뭇한 풍습이라 여겨진다.
복싱 데이와 흡사한 ‘해피박스 전달하기’가 인천에도 등장했다. 인천시 남구와 신세계백화점이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어려운 가정을 위해 Happy-Box를 지급하는 Spon-Bank 사업을 이달부터 추진하리라 한다. 이 행복상자에는 5만원 상당의 쌀·김치·라면 등 생계필수품으로 채워지게 되는데, 더 많은 가정에게 고루 기회가 주어지도록 확대하리라는 것이다.
이웃의 딱한 사정을 보듬어 안는 행복상자 전달사업이 뿌리내려 아름다운 풍습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입력: 2009-03-04 1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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