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사랑(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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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9. 2.18)
사랑
/객원논설위원
사람은 죽는다. 그 자연의 순환에는 예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영원히 살 것처럼 말을 하고 행동한다. 심지어는 죽음의 문턱에서조차 권력과 황금을 마치 영생부(永生符)인 양 움켜쥐고 버둥거리다 간다.
그런 이들과는 달리 '삶에도 죽음에도 차가운 눈길을 던지라. 말 탄 자여 지나가거라'라는 묘비 명을 남긴 시인 예이츠나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자탄을 하며 떠난 극작가 버나드 쇼는 퍽 다른 풍모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나 살아가는 자세는 그렇듯 모두 제 각각이다. 묘한 일은 지상에 가진 것이라고는 겨우 제 몸 하나뿐인 가난한 사람들이 오히려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발자취를 남기고 간다는 사실이다.
인류의 스승인 예수와 부처와 공자도 그랬었다. 우리가 그분들을 따르고 경배하는 것은 그분들이 사랑(愛)과 자비(慈悲)와 인(仁)의 화신으로서 그에 입각한 이타적(利他的)인 숭엄한 삶을 실천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제 선종(善終)하신 나라의 큰 어른 김수환 추기경도 생애를 일관하여 그를 실천하신 사랑의 사도였다. 생전에 자작시 '나의 기도'에서도 "사랑으로 몸과 마음 다 바치고 싶습니다"라고 토로했던 추기경이셨다.
오직 사랑만이 저 어두운 죽음의 들판에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실존적 인식을 깨우쳐 주려 했던 추기경의 마지막 말씀도 '사랑'이었다. "나는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면서 사세요." 그 겸허와 진실 앞에서 우리 모두는 숙연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종이신문 : 20090218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9-02-17 오후 8: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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