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오광철(53회)의 전망차 /우리 것은 좋은 것(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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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신문(09. 2. 9)
오광철의 전망차
우리 것은 좋은 것
예전에는 설이나 추석 말고 대보름도 명절이었다. 설날부터 명절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첫번째로 맞는 보름날도 명절로 지켰다. 다양한 음식과 풍속으로 하루를 지냈다. 지금과는 달리 음력을 사용하던 시절, 둥글게 꽉 차 오르는 보름달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그 중에도 새해에 처음 맞는 보름날은 설날 못지 않은 큰 명절이었다.
대보름에 먹는 음식으로는 오곡밥과 약식이 있었다. 오곡밥은 쌀·보리·조·콩·기장 등 다섯가지 곡식으로 지었다. 찰곡식으로 할 때는 찹쌀·차조·찰수수·붉은팥·검정콩에 약간 소금간을 하여 지었는데, 여러 집이 나눠 먹기도 하고 이날 아홉번을 먹어야 좋다고 여겼다. 약식은 찰밥을 찌어 참기름·간장·꿀로 버무리고 대추·밤·잣·따위를 섞어 다시 찌었다.
약식 먹는 풍습은 신라 소지왕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즉 소지왕10년 하루는 왕이 천촌정에 나갔는데, 쥐와 까마귀가 나타나 말하기를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라고 했다. 왕이 신하에게 따라가게 했더니, 남촌에서 두 돼지가 싸우는 것을 보다가 까마귀를 놓쳤다. 까마귀를 찾아 헤매던 신하는 한 노인을 만나게 되고 노인으로부터 봉서를 받았다.
봉투에는 “뜯으면 두 사람이 죽고 아니 뜯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씌어 있었다. 봉서를 본 왕이 봉투를 뜯지 않으려 하자, 일관의 해석이 한 사람은 왕이요 두 사람은 서민이라 하여 뜯으니 “금갑을 쏘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왕이 환궁하여 활로 거문고집을 쏘자, 왕을 죽이려는 중과 궁주가 숨어 있다가 맞아 죽었다. 이런 일로 왕이 약식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사례했는데, 이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고 한다.
오곡밥과 약식 외에 대보름날 음식이 또 있다. 부럼이라는 호두·밤·땅콩 등 딱딱한 열매를 깨물고, 귀밝이술이라고 해서 데우지 않은 술을 마셨다. 부럼은 부스럼을 막고 귀밝이술은 귓병을 앓지 않고 귀가 밝아지며 좋은 소식을 많이 들으라는 의미였다. 즐기는 놀이와 풍습으로는 다리밟기·달집태우기·줄다리기·차전놀이 등이 있었다.
오늘 대보름을 맞아 인천도호부 청사 등지에서 풍성한 행사가 있으리란다.- “우리것은 좋은것이여”.
인천신문
입력: 2009-02-08 17: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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