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교육의 눈/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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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1.29)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교육의 눈
/최종설인천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ㄲ'의 성공 키워드 즉, 꿈, 꾀, 끼, 깡, 끈, 꼴, 꾼, 꽉, 끝이 필요하다고 한다. 모두가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끝'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출세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끝이 좋지 않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 첫 만남은 별로였지만, 만날수록 좋은 사람과 처음에는 무척 좋았는데 끝이 안좋은 사람은 배신감을 느끼게 하여 더 큰 실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첫 인상도 중요하지만 끝 인상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사람은 죽어서 묘비 앞에서 평가를 받고, 공직자는 공직을 떠났을 때, 직장인은 직장에서 그 직을 떠났을 때 후임자나 동료, 후배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가를 내린다. 머문 자리를 보면 인품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 앞에 쓰여 있는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문구처럼 말이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의 권두시인 '빈 의자'를 보면 뒤에 올 사람을 위하여 떠날 때 의자를 깨끗이 비워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꾸밀 수 없는 뒷 모습이 그 사람의 진실이고, 삶의 이력서이다. 추한 모습, 부끄러운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서는 오늘을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떠나는 사람의 뒷 모습이 아름다워야 하듯이 남아 있는 사람의 자리도 아름다워야 한다.
누구에게나 뒷 모습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자신의 모습이다. 화장을 하고, 성형을 하고, 앞모습만 잘 가꾼다고 하여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일까.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이야 돈으로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마음에 바르는 화장품은 돈으로는 살 수 없고, 오직 자신의 끝없는 내적 수양이 있어야 한다. 화장을 하고, 성형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보이는 부분만을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다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이 아닌가 하여 씁쓸한 생각이 든다.
거울에 비치는 곳만 치장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내면, 아니 뒷모습까지 치장하고, 비추어 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어린 왕자를 쓴 ?융슷屎8?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라고 하였다.
앞만 보고 살아가기에도 바쁘고, 힘겨운 삶이지만 때때로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자기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뒷 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만 열린 또 하나의 나의 모습, 그것이 뒷모습이다.
우리는 지금 앞모습에만 취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고칠 수 없고, 거짓말 할 수 없고, 치장할 수 없는 뒷모습을 남기고, 보여주기 위하여 오늘을 지혜롭고, 아름답게 살아야 할 때이다.
가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 그리고 물러설 때를 분명히 알고 행동하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열정을 다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뒷 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밥 짓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걸레질하고, 물 긷고, 밭 매는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은 언제나 뒷 모습이었다.
필자의 어머니도 김포 시골에서 언제나 머리에 수건을 쓰신 뒷모습으로 사셨다. 그 뒷모습이 머문 자리에서 오늘 내가 살고, 우리 가족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이루게 하기 위하여 앞으로 가는 것만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뒷모습까지 생각 할 수 있게 하는 교육, 꿈이 목표가 아닌 꿈 넘어 꿈을 생각하게 하는 교육, 그것이 참 교육이고, 진정한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종이신문 : 20090129일자 1판 15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9-01-28 오후 8: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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