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의 미추홀 / 젓가락(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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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09. 1. 4)]
젓가락
/조우성의 미추홀
]음식은 만드는 법에서부터 먹는 스타일까지 자연과 인간과의 오랜 관계에서 비롯된 독특한 생활 문화의 산물이다. 한국의 된장과 북유럽의 치즈 냄새를 서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우열을 따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예를 들어 젓가락·숟갈과 포크·나이프의 사용법 차이를 비교 문화적 대발견인 양 지적하는 것도 본질을 간과한 단견이다. 집어먹는 젓가락 문화권은 온화하고, 찔러 먹는 포크 문화권은 과격하다는 식은 곤란하다.
그런 시각으로는 동양의 주리(韓), 참수(中), 할복(日)을 설명할 수 없고, 서양의 셰익스피어(英), 고흐(佛), 마크 트윈(美)을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그 역(逆)도 정(正)이다.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탈 없는 문화다.
문제가 있다면 젓가락이냐, 포크냐는 아니다. 그것이 오늘 인류에게 유익하냐, 아니냐에 있다. 인간·환경·자연을 생각한다면 대량 생산, 대량 사용, 대량 폐기되고 있는 1회용 나무 젓가락은 없어져야 할 애물단지다. 지난해 우주선을 발사해 세계에 국력을 과시하려던 중국이 가짜 분유로 웃음거리가 되더니 이번에는 유해 젓가락을 생산해 논란 중이다. 젓가락 문화권의 종주국을 자처해 온 중국으로서는 또 스타일을 구긴 셈이다.
대나무 재질 특유의 빛깔을 흰색으로 탈색시키기 위해 서슴없이 산(酸) 계통의 화공 약품을 사용하고 있다니 놀랍다. 중국산 젓가락이 얼마나 유통되고 있는지 걱정이다.혹 정신 나간 국내 생산업체는 없는지도 살펴야겠다. 새해에는 만사 터무니없는 자만심을 버리고 젓가락 한 짝이라도 제대로 만드는 정신으로 무장해야겠다.
/객원논설위원
종이신문 : 20090105일자 1판 11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9-01-04 오후 7: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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