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용표(57회) 칼럼/경제주체 하나돼 위기극복을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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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 하나돼 위기극복을
최용표 칼럼
경기 불황의 먹구름이 실물경제 전반에 밀려오고 있다. 10년 전 환란을 떠올리게 한다. 아니 그 당시보다 열 배는 더 힘들다고 너나 없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민들은 살기가 어렵다며 허리띠를 조이고 또 조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으로 도산하거나 줄이어 파산 관리 신청을 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침체로 자금난에 몰린 건설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규제 완화와 더불어 대주단(채권단) 지원 협약 가입 신청을 받는 등 고육책을 쓰고 있으나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고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나 대한상의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이 3% 미만일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모든 사회 구성원이 경제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고 묘책를 짜내도 역부족인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실물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그 한파가 몰아치면서 유통·제조업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GM대우자동차가 다음 달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발 불황 여파를 타개하지 못해 완성차 공장의 2만여 명과 협력업체 20여만 명이 일제히 일손을 놓아야 할 형편이다.
금융 불안에 이어 실물경제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예측조차 힘들다고 한다.
건설업은 거의 붕괴 직전에 이르고 있다. 기업들의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어 올 겨울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혹독한 고통을 안겨줄 지 걱정이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지고 현실화되면서 인천지역의 주요 현안 사업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설 문제를 비롯해 구도심 개발사업·도시재생사업·경인고속도로 직선화사업 등 주요 현안 사업들이 줄줄이 어려움에 직면,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안상수 시장의 지나친 과욕 탓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형 개발사업이 317건에 무려 104조 원 규모다. 인천시 한해 예산 규모의 17배나 된다. 외자 및 민간 자본은 유치해 벌이겠다는 구상이지만 세계 금융 쓰나미 여파로 민간업체가 선뜻 개발에 참여하지 않아 상당 기간 사업의 지연은 불가피할 듯 하다. 내재했던 문제점들도 하나 둘씩 터져 나오고 있다.
시 고위 관계자도 "너무 많은 사업을 한꺼번에 벌려놓은 상황에 경제위기가 닥치며 이젠 공무원들도 복지부동하며 책임 전가에 급급하다"고 말할 정도이니 상황이 어떠한 지를 짐작할 만하다. 지방자치 이후 줄곧 문제로 지적돼 온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굳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먹일 것 없이 눈치나 살피며 엎드려 있는 공직사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안상수 시장이 경제위기를 전쟁에 비유해 "전쟁터에서 팔짱만 끼고 구경하는 공무원은 사형감"이라 극언을 했을 정도면 안시장의 고민을 알 수 있다.
공직자들이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겠다는 시대적 사명 의식 없이 위기 상황을 외면한 채 복지부동하는 자세로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이런 상황에 밀어 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사태를 더 꼬이게 할뿐이다.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사업 실패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모든 사업을 성공시킬 수는 없다. 구도심 개발사업은 더욱 그러하다. 우선 순위를 가리고 실현 가능성이 적은 일부 사업에 대해선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글로벌 실물위기에 모든 경제 주체가 하나가 돼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어렵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불황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헤아리고 쟁점 사안의 경중을 가려 처리의 선후를 정해야 할 것이다.
/주필
최용표편집국장
종이신문 : 20081126일자 1판 10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11-25 오후 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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