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교육의 눈/최종설(70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08. 10. 9)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 교육의 눈 ▧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장 최종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이 아름답다고도 하고, 풍광이 좋은 자연 경관이 아름답다고도 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옛날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인(人) 꽃이라고 하여, 아기를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어느 시인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기다. 아기는 이따가 필 꽃"이라고 했다. 아기가 아름다운 이유는 가장 순수한 인간으로,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하느님의 창조물 그 자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고 한다. 손바닥의 지문이 닳도록 쓰다듬어 주고, 안아주고, 만져줘야 하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사랑한다", "넌 소중한 아이야"라고 말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성경에도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고, 어린아이처럼 돼야지 때가 낄 대로 낀 어른으로는 천국에 가기 어렵다고 했다.
청년이 아름다운 것은 젊음과 도전과 꿈이 있어서다. '청춘예찬'에서 "청춘! 이는 듣기만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고, 물레방아 같은 고동이 있으며, 끓는 피를 가졌고,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 같으며,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라고 하잖았던가.
청춘은 무한한 가치를 가진 이상을 품고 있고, 인생의 황금시대로 힘차게 노래하고, 약동하며, 노력하는 청춘이 꽃보다 아름답다.
정지원시인은 안치환이 부른 노래에서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이 모든 외로움을 이겨낸 바로 그 사람이 누가 뭐래도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바라보는 눈과 일치된 삶을 사는 이들이 아름답고, 힘겨운 현실속에서도 꼿꼿이 서서 당차게 고통을 받아들이며,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그 시선들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때로는 돌아서서 미소를 잃지 않은 그런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아름답고, 꿈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로 아름답다. 힘겨운 일상으로 거뭇거뭇하게 기미가 끼고 잔주름이 얼굴을 덮고, 손톱사이에 흙이 낀 거친 손에 우주보다도 더 크고, 깊은 일상을 담아가지고 어둑어둑 한 길을 귀가하는 우리들의 어머니는 성녀보다도 더 아름답다.
베이징올림픽의 감동과 환희속에서 우리는 기쁨과 희망과 아름다움을 봤다. 평생을 금메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피땀을 흘리며 노력하여 메달을 딴 선수와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바벨을 끝까지 붙잡고 울부짖는 모습에서, 관중의 관심 밖에서도 묵묵히 결승선을 골인하는 노장의 마라톤선수의 지친 모습에서, 여자핸드볼 준결승전에서 어쩌면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1분을 노장선수들이 뛸 수 있게 배려하는 감독과 선수들이 보여준 영화같은 장면에서, 우리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진하게 느꼈다.
고함소리와 함께 세계를 번쩍 들어 올리는 장미란의 믿음직스러운 모습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았다.
연예인 같은, 미스코리아 같은 예쁜 얼굴과 S라인 몸매가 진정한 아름다움일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짙은 화장과 인위적인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대는 그 모습이 아름다움일까.
예쁜 인형은 그저 인형일 뿐이지만 아름다운 사람에게서는 인간미가 넘치는 향내가 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또다른 이유가 많겠지만, 꽃은 한가지 아름다운 향기만 내지만 사람은 장소·시간·상황에 따라서 여러 향기를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쁜 것만이 반드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 그것을 가르쳐야할 때이다.
종이신문 : 20081009일자 1판 10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10-08 오후 7: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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