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용표(57회) 칼럼/환경이 먼저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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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인천일보(08.10. 1)
환경이 먼저다
최용표 칼럼
우리의 삶의 질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문은 바로 환경이다. 환경문제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환경이 삶의 수준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시민·환경단체가 자연 파괴 등 환경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자치단체의 환경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이에 연유한다. 미래 지향적인 개발사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눈 앞에 벌어지는 환경파괴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다.
최근 경인운하 건설 재개와 인천만 조력발전 개발 방침에 시민·환경단체가 적극 반대에 나선 이유는 천혜의 환경이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인운하 건설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지역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인다는 구실로 조력발전 사업을 하려는 것은 또 다른 환경을 파괴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사실 한강 하구는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이다.
강화 남단 갯벌은 람사 사이트 지정을 추진하는 환경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환경지역을 방파제로 가로막아 생태계를 파괴하며 조력발전을 건설하겠다는 것은 무한한 환경가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경인운하의 수질오염으로 인한 환경영향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부운하 건설을 반대하면서 경인운하 건설을 찬성한다는 논리는 일관성을 잃은 것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하늘과 땅 바다가 이미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의 한계를 넘어섰다. '금수강산'이 '오염강산'으로 변하고 있다는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깨끗한 물, 맑은 공기를 마시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환경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물질적 생활은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정책적인 환경보전을 소홀히 한 탓에 환경 폐해요인을 간과하면서 환경오염이 생활 터전을 위협할 정도에 이른 것이다. 좁은 국토에서 환경을 보전하려면 개발과 성장이 지속가능한 범주에서 조화를 이뤄 양립되지 않으면 안된다.
환경과 개발을 양자택일의 관점에서 접근하던 구시대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의 희생 위에서 개발과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은 환경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는 세계적 추세에 배치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환경이 나빠지면 기업의 경쟁력 역시 떨어진다. 환경 친화적인 생산을 소비패턴으로 접목시켜 환경과 무역을 연계하려는 것이 지금 세계적 추세이다. 환경 친화적인 산업을 육성하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 확보도 어렵다. 그러자면 환경보전 정책이 겉돌아선 안된다.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이를 복원하는 데는 수십년 또는 몇세기가 걸린다. 우리가 자연은 죽인 대가로 자연의 보복을 받고 있다는 자괴와 반성을 통해 환경파괴의 위험을 경계하며 막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눈앞의 개발이익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사람들도 결국 피해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땐 이미 우리의 환경은 돌이킬 수 없이 원형이 훼손된 상태에 이를 수 밖에 없게 된다.
30년 전에 도입된 환경영향 평가제도는 개발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자연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결코 환경파괴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된다. 그럼에도 정부나 자치단체가 이 제도를 무시하고 귀찮은 요식행위로 여기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환경영향 평가제도가 있으나 마나한 제도로 전락한 것도 따져보면 뿌리깊은 개발 우선 논리 탓이다. 경제논리만으로 시민생활의 질 수준을 향상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인천을 세계적 환경도시의 메카로 만들려면 자치단체장이 환경을 먼저 고려하는 일관된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
/주필
최용표편집국장
종이신문 : 20081001일자 1판 10면 게재
인터넷출고 : 2008-09-30 오후 7: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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