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너는 우리 아들이란다.(!!!)
본문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우리 집 화단에 알록달록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어느 날이었다.
문밖에 왠 가방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가방을 열어 보니
곤히 잠든 사내 아이가 있었다.
아이 옆에는 편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저는 고3 학생인데 어쩌다 보니
아이를 낳았어요.
도저히 키울 수가 없어
영아원엘 보내려고 했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어요.
저도 고아원에서 외롭게 자랐거든요.
한참을 고민했어요.
그러다 너무 집이 잘 살거나 가난하면
집 주인이
아이를 영아원에 보낼 것 같아서
꽃 밭을 가꾸는 집을 찾았어요.
왠지 아줌마 마음도
꽃처럼 예쁠 것 같아서요.
아줌마 미안해요.
이 아이를 좀 키워 주세요.
앞으로 정신 차리고 잘 살게요."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남편과 두 딸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수선을 떨었다.
하지만 나는 당황하여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우리 집 형편도 넉넉지 않아
갓난아이를 키울 여력은 없었다.
그런데 이런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 것은
평소 딸들에게 했던 말들이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좋은 일을 하렴.
눈 앞에 놓여진 일들만 열심히 해도
하늘이 복을 줄 거다."
그랬던 내가
만일 아기를 영아원에 보낸다면
딸들은 엄마가 위선자라며
크게 실망할 것이 분명했다.
결국 나는 갓난아기를 키우기로 했다.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을 때면
"괜한 짓을 햇구나."하고 후회도 했지만
아이 덕에 행복한 시간이 더 많았다.
어쩌면 앞으로도
아이가 자라면서 말썽을 부릴지 모른다.
그러나 내 아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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