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팔자가 늘어진 아내의 행복(???)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8.06.29 07:51
조회수 : 1,298
본문
"아들 벌고 신랑 벌고
자넨 팔자 늘어졌네."
요즘 동네 어르신들이
나를 보고 하는 말씀 입니다.
나는 정말 요즈음 팔자가 늘어졌습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은
취직한 지 한 달이 되었고
남편 역시
남의 집 하우스에 출근한지
벌써 다섯 달째 접어들었습니다.
오늘도 남편을 출근시키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여유와
행복을 누려봅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남편은 지적장애인 입니다.
지금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달마다 셍계비가 조금씩 나오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아
생활고는 말로 다 할 수 없었지요.
남편의 수입이라고는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남의 집 일을 하고 받는 품삯이 전부라
내가 가장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나도 어렸을 때 허리를 다쳐
후유증이 있지만
생계비를 벌기 위해 산과 들을 누비며
온갖 나물을 캐러 다녔지요.
손톱이 갈라지도록
키우고 다듬은 무공해 채소를 팔기 위해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거리를 내 마당처럼 누비며
어려운 가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심한 생활고와 고단한 삶에
지치고 힘들 때는
단 돈 10만원이라도 좋으니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살림 한 번 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 20년 만에
꿈만 같던 그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같은 마을에
특수재배 하우스를 하시는 분이
날로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갈탄을 사용하는데
남편이 아침마다 걸탄을 넣어 주러
하우스로 출근하게 된 것이지요.
하루에 갈탄 10여 포대를
하우스 난방 기계에 넣어 주면
5천원을 받는데
남편은 두 집을 도맡아 넣으며
한 달에 30만원을 번답니다.
비록 30만원이지만
내게는 300만원 보다 더 값진 돈입니다.
남편이 좋은 옷을 입고
자가용을 굴리며 큰 회사에
출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마다 대문을 활짝 열고
출근하는 남편 배웅도 해 보고
남편이 벌어 온 돈으로 살림도 하네요.
이래서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 하나 봅니다.
무거운 갈탄을 넣어 주느라
집에 돌아올 때면
온 몸이 검정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하지만 내가 본 남편 모습 중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멋있어 보입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자넨 팔자 늘어졌네."
요즘 동네 어르신들이
나를 보고 하는 말씀 입니다.
나는 정말 요즈음 팔자가 늘어졌습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은
취직한 지 한 달이 되었고
남편 역시
남의 집 하우스에 출근한지
벌써 다섯 달째 접어들었습니다.
오늘도 남편을 출근시키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여유와
행복을 누려봅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남편은 지적장애인 입니다.
지금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달마다 셍계비가 조금씩 나오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애인으로 등록되지 않아
생활고는 말로 다 할 수 없었지요.
남편의 수입이라고는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남의 집 일을 하고 받는 품삯이 전부라
내가 가장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나도 어렸을 때 허리를 다쳐
후유증이 있지만
생계비를 벌기 위해 산과 들을 누비며
온갖 나물을 캐러 다녔지요.
손톱이 갈라지도록
키우고 다듬은 무공해 채소를 팔기 위해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거리를 내 마당처럼 누비며
어려운 가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심한 생활고와 고단한 삶에
지치고 힘들 때는
단 돈 10만원이라도 좋으니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살림 한 번 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 20년 만에
꿈만 같던 그 소원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같은 마을에
특수재배 하우스를 하시는 분이
날로 치솟는 기름 값 때문에
갈탄을 사용하는데
남편이 아침마다 걸탄을 넣어 주러
하우스로 출근하게 된 것이지요.
하루에 갈탄 10여 포대를
하우스 난방 기계에 넣어 주면
5천원을 받는데
남편은 두 집을 도맡아 넣으며
한 달에 30만원을 번답니다.
비록 30만원이지만
내게는 300만원 보다 더 값진 돈입니다.
남편이 좋은 옷을 입고
자가용을 굴리며 큰 회사에
출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마다 대문을 활짝 열고
출근하는 남편 배웅도 해 보고
남편이 벌어 온 돈으로 살림도 하네요.
이래서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 하나 봅니다.
무거운 갈탄을 넣어 주느라
집에 돌아올 때면
온 몸이 검정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
안쓰럽기도 하지만.
하지만 내가 본 남편 모습 중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멋있어 보입니다.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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