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박정희와 술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은 술을 좋아하기도 했고
술과 관련된 일화도 많이 남겼다.
朴(박)대통령과 술에 대한 이야기는 월간조선 85년 4월호
'朴正熙(박정희) 대통령과 술'이라는 기사에 자세히 나와있다.
그 기사에서 朴(박)대통령의 술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 수록해본다.
70년부터 9년간 대통령경제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일했던
박진환씨는 이렇게 말한다.
"오후 5시쯤 되면 대통령이 우리한테 전화를 했다.
'보좌관들 다 있어? 식사 같이 해' 이런 내용이었다.
그러면 우리는 6시에 식당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막걸리가 너무 지겹게 나와서 오늘도 또 막걸린가 하고,
조금 먼저가서 식당에 목을 쏙 내밀고 살피곤 했다.
그때 막걸리통이 있으면 아주 질색을 했다.
어쩌다가 가뭄에 콩 나듯이 시버스 리걸이 나오는데
그것만 보면 우리는 얼굴이 환해져서 조그맣게 소리쳤다.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식사습관이 어찌나 농민다웠던지
술상에선 예사로 김치를 손으로 집어 먹었고
김을 밥숟갈에 척 붙여서 먹었으며 닭고기를 먹을 때도
손을 잡고 먹음직스럽게 뜯어 먹었다고 한다.
58년 6월 말 당시 기자였던 Y씨는
1군 사령관이었던 송요찬 장군을 만나러 갔는데
송장군이 없어서, 참모장인 박정희 장군을 대신 만났다.
박장군은 Y씨를 맞아
'먼길에 오셨으니 그냥 갈 수 있느냐'면서 중국집에 가서 술대접을 했다.
둘은 배갈을 먹기 시작했다.
둘은 누가 술이 더 센가 시합을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빈병을 나란히 눕혀가면서 마셔댔다.
이렇게 하고 보니 빈병이 24개가 될 때까지 마셨다.
Y씨는 이것이 박대통령이 생전에 세운 최고기록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술자리에 앉으면 먼저 앞에 놓인,
젓가락, 술잔, 재떨이 같은 것을 반듯하고 가지런하게 다시 놓았다.
이렇게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는게 버릇처럼 돼 있었다.
그렇지만 술자리에선 참석한 사람들을 아주 편안하게 해줬다.
박대통령은 가끔 막걸리에 맥주를 타서 '맥탁'을 만들어 마시기도 했고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막사이'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술에 취해서 기분이 좋으면 박대통령은
흘러간 옛노래인 '짝사랑(으악새)' 이나 '황성옛터'를 불렀다.
박대통령 주량은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쓰러진 74년 이후부터는
급격히 떨어졌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생을 마감하는 자리에서도 술과 함께 있었다.
1979년 10월26일 박대통령의 마지막 궁정동 술자리에서
그가 들었던 마지막 잔은 막걸리와 함께 좋아하던 시버스 리걸이었다.
<월간 조선 '한국의 대통령'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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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회님의 댓글
감동적입니다.
박홍규님의 댓글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때 그 사람...그 분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