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이기문(70회) 특별기고/문재인 대통령, 야당과 대타협하라(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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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8.)
문재인 대통령, 야당과 대타협하라
/이기문 변호사/사랑의 네트워크 이사장
▲ 이기문 변호사
선거가 끝났다. 품격 없는 야당 대표의 혀에 달린 선거였다. 여당 후보에 맞서는 야당후보들은 지리멸렬했고, 여당후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수준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에 자만하면, 머지않아 국민들이 다시 심판의 칼을 대통령에게 들이 댈 것이다. 한국 경제 상황이 위중하다.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있으나, 문제는 문 대통령의 타개 의지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의 대오는 흐트러져 있다. 지금도 그들만의 진흙탕 싸움은 진행형이다. 정국은 여전히 여소야대인데, 정치의 미래는 한 치도 내다 볼 수 없다.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안고 가야 할 숙명이다. 자유한국당 내분 사태는 지켜봐야 할 입장이고, 20대 국회에서의 개헌이 물 건너 간 듯하지만, 야당을 안고 가야 이 문제도 풀린다. 선거 이후 민생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던 여당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부 수석들이 교체가 됐지만, 일자리 창출 주역인 기업들의 불황은 심각하다. 최저임금제에 대한 평가는 여기 저기 다르다. 대통령의 기업 현장 방문을 권고하고자 한다. 야당들의 분란이 해결되기 까지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기업 현장을 찾아가 경제 문제가 무엇인지를 기업인들로부터 직접 들어야 한다. 참모들의 보고는 참고만 해야 한다.
많은 개혁 입법들이 20대 국회의 손을 기다리고 있으나, 여당 의석 130석을 가지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그렇다고 민생 개혁의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일이며, 경제정책의 방향 타령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관계의 비핵화 진전으로 한반도의 평화의 봄이 다가오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평화만으로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는 없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권고하고 싶다. 기업 현장을 더 다녀보고, 이념을 달리한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던 열정으로, 야당을 껴안고 야당과 대타협을 모색하라고 말이다.
개헌이라는 큰 흐름은 놓쳤지만,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현실의 올바른 진단과 경제회복을 위한 야당의 협조가 지금 단계에서는 필수적이다. 국회와 정치에 대한 실망과 원망만을 갖고 있어서는 경제 문제든 개혁 과제든 풀리지 않는다.
그들을 정치의 파트너로서, 협상의 대상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에게 일정한 대가를 주는 정도는 이제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품격이기도 하다. 야당에 대한 실망과 원망만을 갖고 경제를 바라다보아서는 안 되며, 나라를 통치해서도 안 된다.
지방선거 이후 야당 진영은 끝없는 분란이 이어지고 있어 섣불리 다가가기는 어렵겠지만, 야당 진영의 지도부 개편이 이뤄지면, 문재인 대통령은 진정성을 갖고 기업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그리고 야당과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마디로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 고위 공직자 범죄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발표, 부동산 세제 개편, 최저임금제에 따른 소득주도 성장론의 허실 여부, 재벌개혁, 노동개혁 등을 위해서는 경제 현실과 정치 현실을 직관해야 한다. 경제를 정의의 잣대만으로 재단할 것은 아니다. 야당의 협조를 기필코 받아내야 경제와 정치 현실이 풀린다.
21대 총선까지는 2년이나 남았다. 그때까지 경제 여건이나 정치 여건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21대 총선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야당도 마찬가지이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해서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저하를 앉아서 기다리다간 또다시 야당은 21대 총선에서도 대패할 수 있다. 친박과 비박의 싸움을 계속해서는 야당에게도 희망이 없다. 분당을 하든 말든 이제는 야당도 내분 사태를 정리해야 하고, 여당과 협조를 해야 한다. 여당의 실패를 바라는 자세로는 국민들이 야당에게 힘을 실어 주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필요하면 영수회담을 선제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일찍이 체코의 극작가 출신 대통령 하벨은 정치에 대해 정의한 바처럼, 정치란 가능의 예술일 수도 있고, 불가능의 예술일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가능의 예술의 경우 정치는 투기, 계산, 모의, 뒷거래, 조작이 가능한 경우의 정치를 말한다고 했는데, 이 지점에서 여당과 야당은 대타협의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그게 가능 예술로서의 정치를 하는 것일 게다. 지렛대를 어떻게 가져갈지는 양쪽이 서로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야당 정치 지도자들의 대타협을 촉구한다.
2018년 07월 02일 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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