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진정으로 여유 있는 불우병사
본문
군에서는 집안형편이 곤란하고
일정 수입이 없을 경우
불우병사로 지정하여
간부들이 특별히 관심과
사랑을 기울이곤 합니다.
저는 전방에 근무하는 지휘관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부대에도
역시 불우병사가 있답니다.
그 친구는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근무해서
처음에는 그렇게
불우한 병사인지 몰랐는데
확인해보니 아버지도 안 계시고
몸이 아프신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입대한 병사라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릅니다.
지난 추석 때
교회에서 불우병사를 추천하면
약간의 성금을 준다고 하여
후원금 30만원을 받아
조심스레 건네주었지만
한사코 사양하여
결국 그 병사 몰래
어머님 약 값에 보태도록
송금한 적이 있습니다.
그 병사는 지난 2007년 9월 경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지난 12월 31일
부대로 따뜻한 통닭을 사와
후배 병사들을
위문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모자라서 후임병이
아직 업무파악이 안 됐다는 이유로
걱겅이 되어
무엇인가 열심히 알려주기 위해
휴가를 내어 왔고
그런 장면을 제가 목격한 것이지요.
우리가 불우병사로 관리했던 병사가
전역해서 최전방 부대에
연말이라고 다시 찾아오는 모습에서
이런 병사야 말로
진정으로 가장 여유 있는
병사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군대생활이 어렵다는 말이 있지요.
꼭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 는 진실은
어디에서나 통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아직 군에 다녀오지 않은 분들에게
좋은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새벽 편지 가족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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