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죽음이라는
종착역이 동일한 열차를 타고
서서가는 사람과 앉아서 가는 사람
그 차이 밖에는 없습니다.
좌석에 앉아 여행을 즐기는 것이
피로를 줄이고 편안할 수 있지만
서서 가는 여행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웃으며 갈 수 있다면
좌석에 앉아 두 눈을 감고
코를 고는 고독한 여행보다
더 낭만과 행복에 젖을 수 있는 것입니다.

좌석에 앉아서 간다는 말의 뜻은
물질과 명예,삶의 여유를 뜻하는 것이고
서서 간다는 말은
어려운 환경과 삶에서
때로는 열차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듯
근심과 고통을 참아가며
인생의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역을 떠나 부산까지 달리는
열차를 한번 타 보십시오.
앉아서 가고 서서 간다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
중간에 거쳐 가는 역도,
소요되는 시간도
창밖에 보이는 풍경도
마지막 종착역에서
하차해야 하는 운명도
다 동일한 것입니다.
오늘 나의 삶이
입석 열차를 타고
좌석의 팔걸이나 등받이에
엉덩이만 겨우 걸친 채
어느 역을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도중하차를 하거나
지겹고 힘든 여행이라고 절망,
낙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창밖에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한 편의 시를 쓸 수 있고
낭만의 콧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아름다운 영행인 것입니다.
나는 어느 기차 여행에서
종착역이 가깝도록
서서 간 경험이 있습니다.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코를 골고 잠이 들었지만
나는 서서 갔기 때문에
창밖에 풍경을 즐기며
오랜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의 여행.
입석이라도 좌석 인생보다 
결코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최고의 낭만과 추억이 깃든 
인생 여행을 즐기도록 하십시다.

  ==손 희락 엣세이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