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햇빛 밥상
작성자 : 김연욱
작성일 : 2007.12.24 15:40
조회수 : 1,127
본문
7년 전, 아버지 어머니가 간절히 원해서
조그만 아파트를 구입했다.
어머니가 풍으로 누워 계셨는데
두 분만 살겠다고 하셔서
형제들이 돌아가며 도우면 되려니 하고
저어하는 맘을 달랬다.
평생을 떠 돌며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가
빚진 마음으로 어머니를
보살피리라 하는 생각도 했다.
광주에 사는 나는 춘천이 늘 아득하여
전화로만 안부를 묻다가
부지 중에 날을 잡아 올라갔다.
어떻게 사시는지
또 아버지가 집에
마음을 부리고는 계신가 궁굼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아파트 문을 열자
가스레인지와 밥통,
도마와 칼과 그릇들이
거실과 부엌 바닥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엄마는 엉덩이로 기어 오면서
아버지를 애써 변호하셨다.
"내가 그랬다,이래야 밥하기가 편하다"
아버지에게
너무하신 거 아니냐고 하려다
만류하는 어머니의 눈 빛과 마주쳤다.
황당한 마음으로 밥을 하려니까
"벌써 네 어미가 밥과 국을 해 놨단다."하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나는 어이없는 얼굴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 힘든 생을 혼자 지고
예까지 왔는데
저 몸으로 지 아비를 섬기려 하다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네 어미가 차려 준 밥상이
세상에서 최고다. 최고!!"
철 없는 아버지는 밥상을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다.
"저 몸으로 밥을 해 대는 어머니가
보기 좋으세요?"
"너무 그러지 마라.
내가 그래도 물도 받아 주고
반찬 심부름도 다 한다."
아버지 넉살 웃음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머니도 빙긋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난 이게 좋아.
밥을 할 수 있어 좋고
네 아비가 떠돌지 않고
옆에 있으니 좋아"
어머니의 그 순정한 말과
미소가 내 가슴을 저몄다.
설거지를 하면서
간간 들어 본 어머니 얼굴이
우리가 모실 때보다 더 환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못 쓰는 팔을
주무르면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네 엄마 곁엔 내가 있어야 좋지
팔도 주물러 주고,
안 그래 당신?"
어머니는 아버지의 말에
미소로 답하시고
내 눈엔 왜 그리 눈물이 흐르던지----
이제 우리 곁을 떠나
늦가을
가장 아름다운 낙엽으로
지신 어머니!!
그 뒤로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어머니 산소로 가서
눈물 밥상을 차리신단다.
천사 같은 당신 밥상을
내가 차려 줘야 했는데, 하며
속죄하신단다.
내일은 어머니 기일이다.
새로 지은 맛있는 "햇빛 밥상"을 들고
어머니께 다녀 와야겠다.
==좋은 생각 중에서==
조그만 아파트를 구입했다.
어머니가 풍으로 누워 계셨는데
두 분만 살겠다고 하셔서
형제들이 돌아가며 도우면 되려니 하고
저어하는 맘을 달랬다.
평생을 떠 돌며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버지가
빚진 마음으로 어머니를
보살피리라 하는 생각도 했다.
광주에 사는 나는 춘천이 늘 아득하여
전화로만 안부를 묻다가
부지 중에 날을 잡아 올라갔다.
어떻게 사시는지
또 아버지가 집에
마음을 부리고는 계신가 궁굼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아파트 문을 열자
가스레인지와 밥통,
도마와 칼과 그릇들이
거실과 부엌 바닥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엄마는 엉덩이로 기어 오면서
아버지를 애써 변호하셨다.
"내가 그랬다,이래야 밥하기가 편하다"
아버지에게
너무하신 거 아니냐고 하려다
만류하는 어머니의 눈 빛과 마주쳤다.
황당한 마음으로 밥을 하려니까
"벌써 네 어미가 밥과 국을 해 놨단다."하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나는 어이없는 얼굴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그 힘든 생을 혼자 지고
예까지 왔는데
저 몸으로 지 아비를 섬기려 하다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네 어미가 차려 준 밥상이
세상에서 최고다. 최고!!"
철 없는 아버지는 밥상을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다.
"저 몸으로 밥을 해 대는 어머니가
보기 좋으세요?"
"너무 그러지 마라.
내가 그래도 물도 받아 주고
반찬 심부름도 다 한다."
아버지 넉살 웃음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머니도 빙긋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난 이게 좋아.
밥을 할 수 있어 좋고
네 아비가 떠돌지 않고
옆에 있으니 좋아"
어머니의 그 순정한 말과
미소가 내 가슴을 저몄다.
설거지를 하면서
간간 들어 본 어머니 얼굴이
우리가 모실 때보다 더 환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못 쓰는 팔을
주무르면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네 엄마 곁엔 내가 있어야 좋지
팔도 주물러 주고,
안 그래 당신?"
어머니는 아버지의 말에
미소로 답하시고
내 눈엔 왜 그리 눈물이 흐르던지----
이제 우리 곁을 떠나
늦가을
가장 아름다운 낙엽으로
지신 어머니!!
그 뒤로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어머니 산소로 가서
눈물 밥상을 차리신단다.
천사 같은 당신 밥상을
내가 차려 줘야 했는데, 하며
속죄하신단다.
내일은 어머니 기일이다.
새로 지은 맛있는 "햇빛 밥상"을 들고
어머니께 다녀 와야겠다.
==좋은 생각 중에서==
댓글목록 0
김연욱님의 댓글
유행가 중에 "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잘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우리 모두 있을 때 잘해서 후회 없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