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지용택(56회)/평화를 기원하는 백성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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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기원하는 백성의 노래
맹자(孟子, BC372?~BC289?)는 '공손추장구하(公孫丑章句下)'에서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고 했습니다. 때를 만났어도, 갖출 것을 모두 다 가졌어도 화합과 협동이 없다면 큰일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음은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 BC520?~?)이 어느 날 스승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물었습니다.
공자는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군사를 든든히 갖추며 백성이 정치를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라 말씀했습니다.
자공이 더 나아가 "부득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라고 묻자 "군사를 버려라."
자공이 또 물었습니다. "정말 부득이하게 한 가지를 더 버려야 한다면 나머지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하자 공자는 "식량을 버려라.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기 마련이지만 백성이 신뢰하지 않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겨울부터 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백성이 곧 하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나라는 언제나 이름없는 백성들이 지켜왔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화합과 신뢰를 얻으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하겠습니다. 이 성공에는 국가의 책임과 몫이 있을 테지만, 그에 못지않게 우리들의 책임과 몫 또한 크다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와 인천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후손들의 것이며 그들의 미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평화가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이들의 피와 땀의 결과라면 우리는 좀 더 겸허해져야 할 것입니다. 따사로운 봄볕 속에 그간 우리 사회를 갈라놓았던 갈등과 분열이 눈 녹듯 사라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다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백성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17. 6.21/'제25회 새얼 국악의 밤'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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