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에 <고체 상태 시냅스에서의 강유전성 도메인 역학을 통한 학습 (Learning through ferroelectric domain dynamics in solid-state synapses)> 이라는 논문을 4월 3일 발표했다 (Boyn et al., Nature Communications & Science Daily, 3 Apr 2017).
이들은 시냅스를 모방해 인공 시냅스를 모델링해 물리적 디바이스인 멤리스터를 제시했다. 이로써 더 복잡한 뉴런-시냅스-뉴런의 회로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을 구축한 것이다.
▲ 아티스트가 그려낸 전자 시냅스에 대한 인상: 가운데의 입자들은 생물학적 시냅스에서의 신경전달 물질들(neurotransmitters)과 유사하게 산화물을 통해 순환하는 전자들을 나타낸다. 전자들의 흐름은 산화물의 강유전성 도메인 구조(the oxide's ferroelectric domain structure)에 의존하는데, 이것은 전압 펄스들(electric voltage pulses)에 의한 저항(resistance)으로 제어된다. Credit: © Sören Boyn/CNRS/Thales physics joint research unit.
생체모방학(biomimetics)의 목표들 중 하나는 지능적인 기계들을 디자인하기 위해 두뇌기능으로부터 영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 원칙은 이미 정보기술에서 많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미지 인식 등과 같은 특정 작업을 완수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사진들을 분류하고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 야마모토 다이스케, “3일 만에 읽는 뇌의 신비(2002)”, 서울문화사, p.21
하나의 뉴런은 10,000(10의 4승)여 개의 시냅스와 연결되어 있는데, 연결 과정은 뉴런▷시냅스▷뉴런이 되는데, 이를 자세히 보면 ‘시냅스 전 뉴런 (presynaptic neuron)’ 이 정보를 시냅스에 전도하면, 시냅스는 신경전달물질 (화학물질, Neurotransmitter) 을 방출해 ‘시냅스 후 뉴런 (Postsynaptic Neuron)’ 으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시냅스는 정보를 프로세싱 (Processing) 해서 동시에 학습하고 기억을 생성하고 저장시킨다. 다시 말해 프로세싱 자체가 바로 학습과 기억 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기억을 꺼내는 회상 역시 시냅스가 담당한다. 또 우리가 학습할 때, 뉴런-시냅스-뉴런의 연결고리에서 ‘시냅스 전 뉴런’이 전기 신호로 정보를 전도한다. 이때 가장 많은 에너지가 첫 번째 시냅스가 활성화되어 가로 지를 때 필요하고, 그 다음부터 연결에는 에너지 소비가 적어진다. 이것이 바로 시간과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시냅스가 무엇인가를 학습 (learning) 하고 기억 (remembering) 하게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일을 많이 하는 뇌 부위는 시냅스 연결이 늘어나고(학습-강화학습 등), 일을 안 하는 부위는 연결이 끊어진다. 이를 ‘시냅스의 가소성 (synaptic plasticity)’ 이라 부른다. 이런 효율적인 구조 때문에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며 대용량의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다.
▲ 야마모토 다이스케, “3일 만에 읽는 뇌의 신비(2002)”, 서울문화사, p.23
그러나 작금의 딥 러닝의 알고리즘들은 전기 상태들 (electrical states) 을 계산하고 시뮬레이트(모방/흉내)하고, 그 다음 그것들을 메모리에 저장하는 프로세서들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은 에너지와 시간 관점으로 볼 때 비효율적이다. 우리 두뇌의 시냅스가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무려 100,000배의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개발된 인공 시냅스는 최소한 한 발자국 앞선 전진으로, 과학자들은 칩 위에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자 시냅스를 개발한 것이다. 그리고 다 나아가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물리적인 모델까지 개발했다. 따라서 이번 발견으로 시냅스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과 함께 시간과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지능 시스템들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이 우리 두뇌의 학습하는 과정을 모방해서 고체 상태의 인공 시냅스를 개발했는데, 이게 바로 소위 말하는 바로 멤리스터 (Memristor) 이다. 멤리스터는 메모리 (memory) 와 저항기 (resistor) 의 합성어로 이전의 상태를 모두 기억하는 메모리 소자다. 전원 공급이 끊어졌을 때도 직전에 통과한 전류의 방향과 양을 기억하기 때문에, 다시 전원이 공급되면 기존의 상태가 그대로 복원되는데, 예를 들어 컴퓨터를 켜면 최종 작업 화면이 그대로 뜨게 한다. 다시 말하면 전류의 흐름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저항의 강도가 바뀌는 새로운 전기소자로 속도가 빠르고 저장용량이 큰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데 쓰인다. 강유전체 (ferroelectric) 를 이용하여 재-기록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 (non-volatile memory) 의 일종이다.
이 전자 나노요소인 멤리스터는 두 개의 전극들 사이에 하나의 얇은 강유전체 층 (a thin ferroelectric layer) 이 샌드위치된 것으로, 뉴런과 비슷하게 전압 펄스들을 사용해 저항 (resistance) 이 제어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항 값이 낮으면 시냅스 연결이 강하게 되고(학습-강화학습 등), 저항이 높으면 낮게 된다. 이 또한 시냅스의 가소성을 모방한 것이다. 이러한 저항의 가소성 변화가 바로 인공 시냅스로 하여금 학습을 하게 하는 것이다.
▲ (a) 하나의 시냅스와 연결된 시냅전뉴런과 시냅스후뉴런. 시냅스 전달은 뉴런 스파이크(불꽃)의 인과율(Δt)에 의해 조절됨. (b) 두 개의 전극들 사이에 하나의 얇은 강유전체 층(비스무스철산화물, BiFeO3,BFO)이 샌드위치된 강유전체 멤리스터. 위의 전극은 백금/코발트(Pt/Co), 아래전극은 (Ca,Ce)MnO3 (CCMO). YAO stands for YAlO3. Credit: Boyn et al., Nature Communications, 3 Apr 2017
많은 랩에서 많은 연구들이 인공 시냅스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러한 물리적인 디바이스의 기능은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물리적인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멤리스터들(인공 시냅스들)로 연결된 인공 뉴런들을 개발해 복잡한 지능 시스템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유럽 프로젝트인 ‘스페인 라스팔마스 대학교(ULPGC : University of Las PalMas de Gran Canaria) H2020(Horizonte 2020)’의 일환으로 연구했는데, 이번 발견은 혁신적인 카메라를 이용해 실시간 형상 인식 (shape recognition) 에 사용될 예정이다. 형상 인식이란 시야각에서 변화가 있을 때에만 보이고 다른 때는 픽셀들이 비활성 상태로 유지된다. 이러한 상태에서의 데이터 프로세싱 과정은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동시에 사물을 알아내는데 필요한 시간도 짧아지게 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아쉬운 것은, 유기물질 (Organic materials) 로 만든 것이 아닌 고체 상태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리 두뇌의 시냅스는 고체 상태가 아니라 칼슘(Ca), 나트륨(Na), 칼륨(K) 이온들이 드나드는 이온 채널을 가진 하나의 분자 세포라는 점이다. 따라서 유기 시냅스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정리 김들풀 기자 itnews@itnews.or.kr]
차원용 소장/교수/MBA/공학박사/미래학자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주) 대표,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전문위원회 전문위원,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 융복합미래포럼 비즈니스분과 위원,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 위원, 국제미래학회 과학기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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