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기고/이런사람이 좋다(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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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7. 1. 3.)
[세상사] 이런사람이 좋다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너무도 어수선하고, 시끄럽고, 황당하고, 잘난 사람이 많았던 2016년 병신년이 가고 2017년 정유년이 힘찬 닭울음소리와 함께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은 올해는 사건, 사고도 없고 조용하면서도 꿈과 희망이 이뤄지는 살기 좋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는 잘나고, 똑똑하고, 자기를 내세우고, 남의 말을 많이 하는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예수님말씀이 잔칫상에 윗자리에 앉지 말고 아랫자리에 앉으라고 했고 높아지려는 사람은 낮아지고, 낮아지려는 사람은 높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 자기분수와 본분을 지키는 사람, 자기생활에 만족하는 사람, 남에게 양보하고, 배려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 남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 즉, 공자님께서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 라고 했듯이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사는 사람을 좋아한다. 필자의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어 나는 그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 경비원 중에 유난히 체구가 작은 사람, 키 158㎝, 몸무게 56㎏인 사람, 방한복 외투가 끌리는 사람, 그런데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만족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배운 것 없고, 부모 복 없고 체구마저 작은 사람이다.
그러나 자신을 이해주고 두, 세가지 일을 하고, 주말농장을 하고, 손자 2명을 키우면서도 불만불평 없이 감사하며 행복해하는 마누라가 있어 마누라복은 있다고 하는 사람이다. 새벽에 출근해 밤을 새우면서도 이런 직업이 있어 감사하고, 퇴근해서 갈 수 있는 작은 집이 있고, 옛날 그 추웠던 겨울, 시골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던 따뜻한 물이 나오는 목욕실이 있어서 퇴근하고, 몸을 씻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사람, 그곳에서 샤워를 하면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사람,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가끔 식사도 하고, 목욕도 같이하는 친구가 됐다. 프로 때밀이보다 더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구석구석을 밀어주고 마사지를 해주는 사람, 그러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이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은 남보다 더 갖고, 더 누리고, 더 말 많이 하면서도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는 세상에 이렇게 불평, 불만 없이 나를 내려놓고 살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좋다. 너무나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보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 더 큰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라는 영화 곡성의 어린배우가 하는 대사가 생각난다.
내가 죽었을 때 자식들이 어느 위인보다도 부모님을 존경한다고 하고 가족, 친척이 아닌 사람 세 사람만이라도 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슬퍼해준다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죽었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세상에서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린 사람과 그러하지 못한 사람은 다음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에 대한 공평한 평가를 받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런 좋은 사람이 많은 세상, 정유년새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2017년 01월 03일 00:05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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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