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기고/분열과 불통의 시대(퍼온글)
본문
퍼온곳 : 인천일보(17. 3. 2)
[기고] 분열과 불통의 시대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세계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요즘 분열과 불통과 대립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중병을 앓고 있는 것 같다. 식당이던, 술집이던 몇 사람만 모이면 정치이야기를 하고 마치 모두가 정치전문가인 것처럼 자기주장만 하면서 분노에 차 극한의 대립으로 싸우고 있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불통, 먹통의 시대다. 신체에 피가 흐르고, 통하지 않으면 괴사되고, 썩어 가고, 동맥경화가 돼 마침내 사망에 이르는 것처럼 국가나 조직도 소통이 안 되면 무너진다.
조선시대에는 4색 당파싸움으로 나라가 발전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4색이 아니라 여, 야, 좌파, 우파, 보수, 진보, 친박, 비박, 친문, 비문, 영호남, 세대 간, 계층 간으로 분열돼 있다. 어느 것 하나 통일되고, 단결된 것이 없다.
탄핵의 인용과 기각을 촉구하는 촛불과 태극기집회, 사드배치, 국정교과서, 대북문제, 교육,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불통의 끝은 보이지 않고, 민심은 분열돼 있고, 국민은 불통과 대립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과거의 시위가 민과 관의 대결이었다면 요즘의 시위는 민과 민의 대결양상으로, 저항도 혁명도 아닌 분열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나고, 인용되면 피가 뿌려지고, 참극이 일어난다고 하면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열차가 마주 보고 달려가는 것 같다. 사람간의 소통만이 아니라 조직에서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조직의 힘은 단결되고 일사불란한 지휘체제에서 나온다.
모든 조직은 소통이 잘되고 상하 간의 질서가 바로 서야 튼튼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은 조직의 리더도 없고 모두가 대리, 대행체제이고 조직이 움직이지 않고 죽어가는 것 같다. 대통령,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삼성그룹과 인천교육감, 인천중앙도서관장 등 모두가 대행, 대리체제다. 주인의식 없이 그저 자리만 지키고, 조직원들은 복지부동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
요즘의 군대나 경찰, 학교 그리고 공직사회를 보면 과거와는 너무나 다르게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해가고, 상하 간의 지휘체제가 무너진 것 같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단결된 국민의 힘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도 발전해왔다. 1960~7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가난을 극복했고,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2002년 월드컵경기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면서 4강의 신화를 이뤘다. 특히 1998년 IMF외환위기를 아기 돌 반지까지 내어놓는 금 모으기 운동으로 슬기롭고 지혜롭게 넘긴 단결과 저력이 있는 대단한 국민이다. 그런데 요즘은 대한민국국민이라는 것이 부끄럽게 생각된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자국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단결된 모습으로 하나가 돼 가는데 우리나라의 분열과 불통의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고 창피한 생각이 든다. 3월 하늘을 보면서 일본의 식민지에서 해방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리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독립만세를 외치던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본받아 분열과 불통이아니라 나라를 사랑하고 법과 원칙이 존중돼 단결되고 화합된 모습으로 오늘의 국란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국가와 국민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2017년 03월 02일 00:05 목요일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