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조우성(65회) 특별기고/인천 인구300만 명 돌파를 기리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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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6.1019)
[특별기고]
너와 내가 다함께 써 갈 '우리는 인천' -인천 인구300만 명 돌파를 기리며
▲ 조우성 인천시립박물관장
마침내 인천 인구가 '300만'이 된다. 국내 세 번째로 맨 파워 '300만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이는 저 고구려의 왕자 비류와 그 백성들이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큰 뜻을 품고, 산 넘고 물 건너 간난신고 끝에 다다른 이 땅에 '미추홀'을 세운 지 어언 2000여년 만의 일이다.
그 후, 연년세세 땅을 일구고, 바다에 나가 일하여, 미추홀에서 매소홀, 소성현, 경원부, 인주의 시대를 거쳐 인천에 이르고, 나아가 부평, 계양, 강화, 교동과 함께 내일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찬연한 역사의 대합창이었다.
그 장엄한 역사의 씨를 이 땅에 처음 뿌린 이들이 고구려인들이었다면, 시대를 뛰어 넘어 어제까지 꿈과 용기와 개척자 정신 하나로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끊임없이 인천으로 살러 온 새 식구들이야말로 자랑스러운 비류의 후예였다.
고금동서에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제 나라, 제 고향을 떠났던 것은 용기 있는 자들만의 선택이었다. 피폐한 농사가 유일한 호구지책이었던 시절, 일자리를 찾아 개항장 인천을 찾아왔던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들의 대장정은 그래서 더욱 눈이 부시다.
개항기 인천은 시쳇말로 '일자리 창출'로 활기찼다. 듣도 보도 못한 신식 일자리였던 등대, 부두, 세관, 철도, 우체국, 정미소, 염전 등에 종사하려면, 그에 걸맞은 능력을 갖추어야 했다. '우리가 남이가' 식의 망국적 지역색은 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인구의 대다수가 일생일대의 모험으로서 이주해 온 '남'들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등대지기를 뽑을 양이면, 전기와 기계공학적 지식과 건강한 신체와 정신의 소유자여야 했다. '어디서 태어났느냐'는 것은 고용의 기준이 아니었다.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스스럼없이 와 살 수 있다는 바람직한 현실은 조선 팔도 사람들을 두루 불러들였고, 그 영향으로 인천은 일찍이 '사람을 지역으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는 근대적 인간관'을 갖는 성숙한 도시로 발전해 올 수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주 러시가 현재진행형인 것은 인천이 어느 도시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앞날에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인천항, 인천경제자유구역, 인천국제공항 등 탄탄한 각종 인프라와 천혜의 자연환경, 성숙한 민도 등이 이웃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300만 번째의 새 식구'가 인천으로 이주해 왔다. 따뜻이 반겨야 가족들다. 이로써 인천은 국내 제3의 대도시에 오르는 동시에 인구가 동급인 미국의 LA, 일본의 요코하마, 독일의 베를린 등에 버금가는 클린 메가시티로서 발전해 나가야 할 시대적 소명을 안게 되었다.
인천은 이제 동서와 남북의 사람들이 찾아와 살려는 도시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우리가 누려야 할 '주권' 그리고 가슴에 새겨야 할 '정체성'을 살려나가기 위한 범시민 운동을 펼쳐야 할 당위 앞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인천'이다. 결코 남의 '관문'일 수가 없다. 인천은 자족적이며 독립적인 당당하고 아름다운 도시인 것이다.
이제 300만이 이 나라 역사의 전무후무할 새 장을 펼쳐나갈 대합창을 다같이 하늘 높이 노래 부르자! 서로서로가 함께 꿈꾸며 살아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격려하고, 손을 맞잡아 살기 좋은 도시 인천으로 가꾸어 나가도록 하자!
갈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이 마음, 이 뜻이라면, 무엇인들 못하랴! 우리 고장 '인천'은 '우리 자신'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익을 되찾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인천의 꿈'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는 슬로건은 결코 허망한 구호가 아니다.
2016년 10월 19일 00:05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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