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류청영(57회) 특별기고/민주주의(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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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6. 6. 1)
민주주의
/류청영 인천지구 황해도민회 회장
▲ 류청영 인천지구 황해도민회 회장
민주주의는 다수결과 대의제를 기초로 한 삼권분립을 작동원리로 하고 있다. 240년 전 병신년(丙申年) 1776년에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를 탄생시켜 240년 민주주의 역사가 시작됐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민주주의 국가라고 볼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10개국 정도에 불과했고, 70년이 지난 지금 100개국 정도로 늘어났으나 선거민주주의 국가가 62%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45%에 불과하다.
선거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다르다. 선거민주주의는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한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결정하는 것이고, 자유민주주의는 선거민주주의가 보다 발전해 시민들이 법 앞에서 정치적으로 서로 자유롭고 동등하며, 선출된 지도자가 법을 지킬 뿐만 아니라 유권자에 대한 책임성과 반응성이 있을 때 비로소 자유민주주의로 전환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체제로 출발하고, 북한은 소련의 공산주의체제로 출발한 후 70여 년간 체제 경쟁을 한 결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 체제가 우수한 체제라는 것이 입증됐고,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 정체성의 핵심이다.
건국 초기에는 소련의 공산혁명으로 공산주의가 서유럽에서 무섭게 퍼져 나가고 있어 김구, 박헌영, 여운영 등 지식층도 공산주의라야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산주의로의 건국을 추진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 공부한 이승만 건국대통령이 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로 건국해야 잘살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존중과 법치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국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로 출발했다.
이후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배가 고픈데 무슨 민주주의가 있고 제대로 된 자유를 누릴 수 있느냐며 모든 것은 경제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부터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치 아래 경제 개발에 나서 유럽에서 200년에 걸쳐 이룩한 경제를 50년 만에 따라잡았다. 이는 세계 경제발전사에 유례없는 것으로,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민주항쟁이 일어나자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 후보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을 단행,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돼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직선제로 6명의 대통령을 선출했고, 야당으로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도 경험했다.
민주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은 자국이 파병했거나 경제 지원을 한 100개 나라 중 미국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공적으로 배운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독재국가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미 의회 산하기구인 민주주의진흥재단의 거쉬먼 회장은 한국을 민주주의 확산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 정한 바 있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120개국에 대한 민주화 정도 평가에서 한국 22위, 일본 23위, 노르웨이 1위로 평가한 바 있다.
민주주의를 숫자로 표시한다면 ½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이지만 다수의 의견이 반드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은 구분돼야 한다. 왕왕 민주주의 표결에서 포퓰리즘이 나타난다.
다수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지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포퓰리즘에 의한 의사결정은 민주주의의 모순이고 단점이다. 그리스에서는 좌우 양대당이 서로 집권하기 위해 무책임한 선심공약으로 나라가 모라토리엄에 빠졌다. 여당과 야당이 공짜에 익숙한 대중의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잉 복지를 약속해서 일어난 일이다.
포퓰리즘은 마약과 같은 것이다. 20세기 아르헨티나가, 21세기 그리스가 포퓰리즘 정책으로 모라토리엄에 빠졌다. 우리나라·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으로 대중의 표를 구걸해 집권해도, 선거로 구성된 정부이므로 민주정부라고 한다. 포퓰리즘을 극복하고 선거민주주의 상태에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도자를 선택할 때 어느 후보가 단순히 정권을 잡기 위해 선심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이고, 어느 후보가 당장은 힘들더라도 국가백년지대계를 위한 공약을 하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국민 의식수준의 향상이 필요하다.
2016년 06월 01일 수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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