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최종설(70회) 열린광장/김영란법과 공직사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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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6. 9. 8)
김영란법과 공직사회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금년 여름은 수십 년 만의 더위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했다.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국내외적으로 사건사고가 많이 있었다. IS테러, 자연재해와 각종 사건사고 등.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많은 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경제발전으로 물질적인 면에서는 풍족해졌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점점 살기 힘들다고 한다. 국내적으로도 북한의 핵개발과 사드배치 문제, 정치문제, 현직검사장 비리와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문제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삶의 희망과 의욕과 기대감을 상실해 가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신바람 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김영란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와서 9월부터 시행한다고 한다. 각자의 입장이 다를 수 있고, 미비점과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지만 농어민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환영하는 것 같다. 공직자 등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우리나라의 접대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법의 취지인데 평생을 지방공무원으로 살아온 필자로서도 김영란법의 취지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직사회의 변화에 우려를 이야기하고 싶다.
요즘 공직사회가 많이 변했다. 필자는 1970년대부터 기초자치단체의 최하위직 공무원으로 시작했고, 교육행정직으로 전직해 36년의 공직을 마치고 2011년 말에 퇴직했다. 그동안 정말로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자부하면서 긍지와 보람을 느꼈다. 그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사연과 사건 등이 있었지만 이제는 공직자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와 희망교육연구소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직이 그렇게 편안하고 좋은 것만이 아니다. 공직을 시작하던 70년대의 농촌행정은 새마을사업, 신품종 확대와 퇴비증산 등 각종 현안이 많아서 새벽부터 현장에서 뛰어야 하고 행정적인 업무는 밤늦게까지 했다.
육체적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웠지만 경제적으로는 더욱 어려웠다. 공무원의 보수가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형편 없었다. 말 그대로 먹고 살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 사명감, 긍지, 보람은 대단했다.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일해야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경제가 부흥해 국민들이 잘 살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일했다. 그만큼 국가에서도 공무원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고 밀어줬다. 주민들도 공무원을 이해하고, 격려하면서 출장 시에 음료수와 막걸리도 함께하면서 위로해 줬고, 직원들도 서로를 격려해주면서 힘들지만 신바람 나게 일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나라를 만드는데 공무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공직은 보수나 복지 등 근무 여건은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 보람은 없어지고 다른 직장인과 똑같은 직업인으로 변했고, 감정근로자가 됐다.
요즘 공직이 많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가 있는 직업이 됐지만 단순한 직업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부심과 사명감, 긍지,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사기진작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범법자 취급하거나 공공의 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대부분의 많은 공무원들은 지금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특히 지방의 하위직 공무원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사업과 정책들이 채찍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채찍과 당근을 적절하게 병행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듯이 부정부패는 엄단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많은 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기진작 정책과 함께 부정적인 면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과 공무원들의 어려움과 고마움에 대한 홍보도 병행해 국민들의 공무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본다.
2016년 09월 08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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