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사물인터넷과 초연결사회 (5)(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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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6. 9.13)
사물인터넷과 초연결사회 (5)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네덜란드의 합리주의 철학자인 바뤼흐 스피노자 역시 같은 말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과연 ‘사회적 동물’의 함의는 무엇일까? 그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인간의 특성을 규정한 것인가? 아니면 인간은 독립적인 삶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인간들은 어떠한 상황이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인간 DNA에 담겨있는 생존본능일지도 모르겠다. 19세기 말 활동한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의 대가인 오스카 와일드는 "원시인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사회를 이뤘다"고 말한다. 또한 "시대를 움직이는 것은 원칙들이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이다"라고 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사회 현상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생존’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나는 생각한다. 각 사람들이 갖고 있는 ‘행복’의 정의는 다를 수 있지만, 그 함의에는 ‘지속적인 자기 만족’이 있을 것이다. 일시적이고, 충동적이며, 단발적인 자기만족은 ‘행복’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사회를 이루면서 얻고자 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모 심리학자의 저서에서 "행복을 삶의 목적이라고 여기는 건 비과학적 사고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됐을 뿐이다. 행복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진화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모든 생명체는 생존과 번식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하면서 인간도 그러하다고 보고 있다. 나는 물리학자로서 다윈의 진화론을 지지하지만, 진화론을 사회적 현상까지 지나치게 확대해 적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과학이론은 반드시 그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결정돼 있다. 조건과 환경이 맞지 않은 상황에서 적용한 이론으로부터 나온 결과는 신뢰할 수가 없다.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자신의 논리들을 설득하기 위해 무리하게 진화론을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결론은 인간은 행복을 갈망하기에 사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자살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면서 얻고자 하는 행복은 ‘자존감이 바탕에 깔린 자아 존재감의 인식’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의 구성원들 간의 연결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될 것이며,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학연, 지연을 없애야 한다고 하면서,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한다. 모순이다. 인간관계는 곧 사회 구성원들 간의 연결이다. 인간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타인과 얼마나 많고 강한 연결선을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다양한 연결선과 강한 연결선을 갖기 위해서는 현 사회에서 요구하는 연결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농경사회, 산업화사회, 정보화사회, 후기 정보화사회를 거치면서 다른 형태의 연결 시스템을 갖게 됐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연결 시스템이 어떻게 변천되고 진행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연결의 허브 역할을 하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농경사회에서는 수확물을 교환하는 시장이 연결의 허브 지점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산업화사회에는 항구와 기차역이 연결 허브이고, 정보화 사회에는 정보가 모이는 언론과 인터넷이 연결 허브이다. 그렇다면 후기 정보화사회에서의 연결 허브는 어디일까? 초연결주의로 모든 정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가상공간(Virtual Space)’이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등으로 대표되는 ‘가상공간’은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상공간’이 ‘실제 공간(Real Space)’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연결주의로 인한 정보의 집적이 필요하며, 사물인터넷(IoT)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본다. 연결 허브의 변화를 통해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사물인터넷과 초연결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지 않으면, 다가올 미래를 무방비 상태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完>
2016년 09월 13일 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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