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사물인터넷과 초연결사회 (1)(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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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6. 6.27)
사물인터넷과 초연결사회 (1)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인류의 문명은 인간의 창의적 발명이나 발견을 통해 격변적 변화를 경험했다. 세계 4대 발명품으로 알려진 종이, 화약, 나침반, 인쇄술은 각각 나름대로의 패러다임 변환을 주도했다. 종이의 발명은 정보의 기록을 통해 조상들이 경험했던 삶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후손들이 발전적 삶의 패턴을 강구하게 했다. 특히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이론을 창출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화약의 발명은 전쟁에 있어 새로운 전략을 가능케 했고, 화약의 화력이 전쟁의 승리까지 담보했다. 이는 현대까지 무한경쟁의 무기 개발에 영향을 줬다.
나침반의 발견이야말로 육지에 갇혀 있던 인류의 시야를 대양으로 넓혀 줌으로써 문명의 패러다임을 확 바꾼 놀라운 사건이다. 나침반은 인간의 무모하지만 창의적인 항해의 도전을 가능케 했다. 인쇄술은 대중의 힘과 중요성을 드러낸 발명품이다. 인쇄술의 발달은 몇몇 소수에 집중돼 있는 정보를 모든 이에게 나눠 주는 계기를 제공했으며, 대중의 의식을 깨우므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가능케 했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공유로 인한 대중의 자아 자각은 사회 전 분야에서 격변적 변화를 꾀했다.
각 분야의 학자들이 20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10대 발견 또는 발명품을 손꼽는다. 어느 분야에 속해 있는 학자든 빠지지 않는 것이 ‘컴퓨터’와 ‘인터넷’이다. 컴퓨터의 발명은 인간의 능력을 수십 배 또는 수백 배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특히 인간의 연산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졌다. 나는 미래연구가이자 이론핵물리학자다. 1980년대 말 대학원생이었던 내가 대학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1~2일 소요됐던 계산이 현재는 책상 앞에 있는 PC를 통해 몇 분 이내로 끝난다. 나는 이를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리계산을 수행하며, 어쩌면 평생 걸려야 할 연구의 양을 한 달 안에 끝낼 수도 있다.
그러나 컴퓨터 발명의 획기적인 발전은 엄청난 컴퓨팅 속도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가상현실의 출현이다. 인류의 문명이 겪어 오고 있었던 세계가 ‘실상 세계(Real World)’라면, 컴퓨터를 통해 구현되는 세계는 ‘가상 세계(Virtual World)’이다. 컴퓨터가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를 뛰어넘어 상호 연결이 가능해 정보 공유가 가능하게 된 것은 ‘인터넷’의 발견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인간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가상 세계’를 경험케 됐다. 현재까지의 문명 발전 속도를 보더라도, 인터넷의 발명 하나만으로도 세계 4대 발명품을 능가하는 파급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유레카를 소리 질렀던 아르키메데스의 ‘부력’ 발견은 순금으로 세공된 왕관에 다른 물질이 섞였음을 알게 해 줬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아르키메데스는 상상력을 발휘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원리를 찾아냈다. 인간은 새로운 발견 또는 발명을 통해 세상을 통찰하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된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통해 천체를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됐다. 케플러는 3개의 법칙을 통해 천체를 관측한 결과를 정리했으며, 갈릴레오는 망원경이라는 새로운 눈을 갖고 천체의 운동을 확인하게 됐다.
인간은 현미경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면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균의 세계’를 알게 됐다. 증상을 완화하는 진단 위주의 의학이 치료 위주의 의학으로 격변적 변화를 꾀하게 됐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거시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지혜의 눈을 줬고, 20세기 양자역학은 원자 규모의 미시세계를 이해하는 눈을 제공했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빛의 속도에 가까운 물체의 운동 비밀을 알게 했다.
21세기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은 지금까지 인류가 겪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다.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을 ‘사람, 사물, 공간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돼 정보가 생성·수집·공유·활용되는 초연결 인터넷’으로 정의했는데, 21세기 미래사회가 초연결사회로 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어찌 사물인터넷과 초연결사회를 모르고 현대인이라 할 수 있겠는가.
2016년 06월 27일 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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