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1)(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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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6. 3.14)
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1)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겸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바둑게임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세계 1위의 실력을 가진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이 탑재된 알파고(AlphaGo)와의 대전이다.
대국 이전, 이세돌 기사는 알파고와의 5-0 대국 완승을 자신했다. 알파고에게 한 판이라도 지면 궁극적으로 지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자신감은 인간 최고의 두뇌 전략게임인 바둑의 변화무쌍함을 인공지능이 절대로 따라올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국 3판이 진행된 상황에서 이세돌이 0-3 완패 중이다. 5판3선승제이니 보통 대국이었으면 인공지능의 완승으로 끝나는 경기이지만, 처음의 규칙이 승패와 관계없이 대국 다섯 판을 다 두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대국이 남아 있다.
9일 알파고의 1차전 승리 후, 이는 달 착륙을 능가하는 사건이라 평가한 사람도 있었다. 인류 문명 이전 우주의 3대 사건으로 우주 탄생의 빅뱅, 생명의 출현, 인공지능의 발명을 손꼽을 정도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높았으며, 미래연구가들도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할 미래사회에 대한 예측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알파고의 홈페이지에서 살펴보면 알파고는 전문 바둑기사와의 바둑게임을 두기 위한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즉, 알파고는 바둑게임을 두기 위해 최적화된 인공지능이다.
한국·중국·일본, 바둑의 중심인 동아시아 지역에서 바둑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바둑의 기원은 중국의 요순시대로 올라간다. 한국은 한사군 전래설이 유력하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일본은 한반도를 통해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둑은 가로와 세로 각각 19줄이 그어져 361개의 교차점이 있는 사각 바둑판 위에 두 사람이 각각 흑돌과 백돌을 번갈아 두면서 집을 차지하는 게임이다.
바둑(圍棋)은 한자로는 ‘기(碁 또는 棋)’, 일본어로는 ‘고 혹은 이고’라고 하고, 영어로는 바둑의 일본어 표현을 빌려 ‘고(Go)’라고 부른다. 서양인들은 Go 게임을 두 사람의 플레이어들이 하는 추상적 전략 보드게임으로 규정하며, 알파고는 알파(alpha)와 고(go)의 합성어이다.
알파, 베타, 감마 등으로 시작되는 고대 그리이스어의 첫 글자인 ‘알파’와 바둑을 의미하는 ‘고’의 합성은 바둑 경기를 통해 인공지능의 우수성을 보이고자 하는 개발자들의 의중이 담겨 있다.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을 결과적으로는 이겼기에 알파고 개발의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둑 경기에서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발전이 어느 정도에 와 있으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사회에는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다.
이세돌은 1차전 패배 후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놀랐습니다.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할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첫 판을 졌다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승부는 50대 50대라고 했다. 2차전 패배 후 "할 말이 없을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순간도 앞섰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토로하면서 "이제 0-2고, 쉽지 않을 것이지만 한 판이라도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말하고, 절치부심의 각오를 가졌으나 3차전도 완패했다.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려야겠습니다. 더 좋은 모습, 내용이나 승패도. 기대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무력한 모습을 보이게 돼 죄송하고요"라고 대국 소감을 밝히면서 "아직 완벽한 신의 경지에 오른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이세돌이 패배한 거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알파고와 대국을 치르면서 토로한 이세돌 기사의 기자회견 내용들이 바로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세기적인 바둑 대결을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일자리를 포함한 다른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이제 좌뇌적 작용인 IQ(지능지수)와 우뇌적 작용인 EQ(감성지수)를 융합하는 전뇌적 작용으로 미래예측지능인 FQ(미래예측지수)를 갖춰야 할 때다.
2016년 03월 14일 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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