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2)(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보(16. 3.28)
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2)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겸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와의 바둑 대국은 알파고의 4대 1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세기의 대국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했다. 바둑 천재 이세돌의 대국 이전의 어록이 관심의 불을 지폈다. 대국 이전의 이세돌은 5대 0으로 이기지 않으면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고 했으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세돌의 낙승을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이세돌이 거의 0대 5로 질 뻔했으며, 오히려 이세돌이 거둔 1승의 의미가 크게 부각됐다. 알파고의 승리보다 이세돌의 1승이 더 소중한 것으로 사람들 입에 회자됐다.
사실 나조차도 이세돌의 5대 0 완승을 예상했으며, 혹시 한 번 정도는 이세돌이 실수로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은 아니지만 알파고가 최고의 바둑기사를 머지않아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첫 대결은 1957년으로 올라간다. 체스 프로그램인 맥핵과 프로 체스선수와의 게임은 일방적인 인공지능의 패배였다.
1990년 쉐퍼 교수가 만든 체스 프로그램인 시누크는 세계 체스 챔피언 마리온 틴슬리과의 두 번 패배 이후 1994년 마침내 승리했다. 1996년 IBM이 개발한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에 패배했으나 업그레이된 디퍼블루로 1997년 게임에서 카스파로프를 꺾었다.
그 후 체스에서 인간을 이긴 인공지능은 퀴즈게임으로 옮겨 IBM은 2004년 왓슨 개발을 시작해 2011년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해 당시 퀴즈왕인 켄 제닝스를 꺾었다. 이를 기반으로 IBM은 인공시장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미래산업에 있어 인공지능 시장은 어마어마하다. 구글도 엄청난 규모의 인공지능 시장에 끼어들기 위해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된 인공지능 관련 기업인 딥마인드(DeepMind)를 2014년 인수해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바둑 게임을 계획하게 됐고, 딥러닝 방식의 알파고를 개발하게 됐다.
알파고는 2015년 10월 유럽 바둑챔피언인 프로기사 판후이 2단과의 대국에서 2연승해 2016년 1월 ‘네이처’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고, 올해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대 1로 승리하면서 전 세계에 그 이름을 날리게 됐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이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인공지능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유야 어떠하든,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됐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중3 학부모들이 알파고가 어디에 있는 명문 고등학교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인공지능의 관심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감까지 나타나는 경향도 생겼다.
그러나 사실 인공지능이 체스 게임에서 이겼을 때 이미 인공지능이 바둑 게임에서 이길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던 것이다. 인공지능이 바둑 게임을 이긴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이론핵물리학자로서 물리이론 계산을 하기 위해 1990년 대학 본부에 있는 슈퍼 컴퓨터에 접속해 계산을 수행해야 했지만 현재 웬만한 계산은 개인 컴퓨터에서 가능하다. 전 세계 엄청난 숫자의 컴퓨터공학자들이 계속해서 컴퓨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밥을 더 잘한다고 놀라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빨리 달린다고 놀라지 않는다. 단지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도구가 주인이 될 순 없다. 인공지능 이해 부족, 새로운 과학기술의 이해 부족은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조장할 수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된 작금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과학적인 점집을 찾아 미래 운수를 보고, 무당을 찾아 미래를 보고자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을 미래학자라고 지칭하면서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감을 이용해 돈벌이나 자신의 이권을 취하는 자들도 있다. 문제의 발원은 어떤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연구는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이해해 준비하기 위함이며, 미래예측방법론을 이용한 미래예측은 미래사회를 이해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 미래사회를 이해하면 경각심은 가질 수 있어도 공포심은 갖지 않을 것이다.
2016년 03월 28일 월요일 제10면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