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나채훈(65회) 韓中日 삼국지/이제부터 무얼 생각해야 할까(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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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6.)
이제부터 무얼 생각해야 할까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역사소설가
▲ 나채훈 삼국지리더십 연구소장
4·13 총선 결과를 두고 ‘희망마저 가난해진 줄 알았으나 민심은 정치 언어를 저격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세월호 참사 2년이 넘었는데 비극의 진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비장하게 국가 개조를 외쳤으나 첫 단추인 진실 규명은 외면하고 ‘기억 속에서 세월호 지우기만 골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심’이 든다는 안타까운 고백이 도처에서 나오고 있다.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는 국민의당이 평가한 ‘국민’은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영혼 없는 빈말’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총선 결과나 세월호에 대한 아픔이나 또 반복되는 그 ‘국민’이란 평가에 머물러서도 안 되겠고, 결코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1. 일본의 남단 규슈지방의 구마모토현에 규모 6.5와 7.3의 강진이 일어나 심각한 여진이 계속돼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감으로 일본 열도가 불안에 휩싸여 있다는 보도다. 재난관리 전문가들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겠으나 우리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지적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지진보다도 한반도의 지형이나 기상학적 특성에 따른 재난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절실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물론 세월호처럼 안전시스템이 없다시피 한 우리의 처지를 솔직히 인정하고 부실 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가 더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 중국은 지난해 전체 경제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의 4배가 넘는 2억 명 중국 중산층들이 더 좋은 교육환경, 더 편리한 쇼핑, 더 맛있고 위생적인 식당, 더 안전하고 믿음이 가는 의료를 갈망하면서 서비스산업이 비약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서비스산업 약진을 지켜보면 ‘우리는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하는지 답답한 생각이 든다’는 중국전문가의 탄식이 단순하지 않게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일본의 지진이 우리의 재난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운다면 중국의 서비스산업은 아직도 제조업 타령에 머물고 있는 우리의 한계를 강타한다. 과연 이제부터 우리는 무얼 생각해야 하는가.
수많은 종편의 해설가나 평론가들은 지금도 차기 국회의장은 어느 당의 누가 될 것이고, 집권여당의 향후 국정 운영 기조는 어떻게 될 것이라는 등등을 연일 쏟아내고 있으나 마치 돌팔이 의사의 오진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것은 그들의 수준 때문이 아니라 사용하고 있는 언어나 대상이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빈말’과 ‘약속 파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은 탓이다. 가난해지던 희망이 절로 부유해질 수는 없다.
신천지를 찾아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텐데 그들은 ‘흑백의 동굴 속에서 나올 생각이 터럭만큼도 없어 보인다는 게 필자만의 생각일까.
우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 모두가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자세로 선거 때 내놓은 자당의 공약만이 아니라 다른 당의 공약까지 철저히 검토해 무엇이 국익을 위해 올바른 길인지를 정립해야 한다.
과거와는 달라진 정치력과 전략적 사고가 필수다. 권력의지는 어떤 집권 비전을 갖고 있는지 보여 주고, 그 비전을 현실화할 구체적 역량을 입증하는 데서 시작해야지 권력의 달콤한 맛을 즐기려는 욕구에서 나오면 정말 곤란하다는 말씀이다.
재난관리도 국민과 함께 해야 함을 명심할 일이다. 국가 방재조직만으로 모든 재난을 관리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 따라서 국민에게 재난안전 관련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야 하고, 전문지식 습득 외에도 반복적 훈련을 통해 재난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 줘야 한다.
서비스 대국 중국의 출현을 경보 울리는 수준에서 맞이해선 안 된다. 그들의 서비스산업이 인구 덕에 가능하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IT는 코리아’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하는 까닭이다. 이미 전자상거래는 ‘중국이 미국보다 낫다’는 외신의 보도를 흘려들어서는 진짜 위기가 왔을 때 후회한들 소용없지 않겠는가. 분노한 민심, 싹트는 희망, 미래를 향한 우리의 진지한 자세가 절실한 요즘이다.
2016년 04월 26일 화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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