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오피니언
김두환(82회)의 미래 엿보기/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6)(퍼온글)
본문
퍼온곳 : 기호일보(16. 5.23)
알파고와 인공지능의 미래 (6)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끝난 다음 날,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이며 복잡계 물리학자로서 뇌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김승환 교수는 "패러다임의 전환도 일어날 겁니다. 문화 충격, 교육의 변화, 산업계의 변신 등 흩어져 있던 이야기들이 한 줄기로 모일 것입니다. 앞으로 어디로 그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해야지요. 반짝 이슈가 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인터뷰를 했다.
그의 관심사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며, 새로운 중장기 과학교육종합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알파고의 등장은 단순한 이슈의 등장이 아니라, 사회의 전방위적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다. 오히려 알파고의 등장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고착화돼 있는 패러다임을 다양한 영역에서 파괴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됐다. 또한 알파고의 등장은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학습 방식이 나와야 한다는 절실함을 준다.
알파고의 학습 방식은 ‘딥러닝’이다. 「과학동아」 4월호를 보면 "딥러닝은 입력과 출력 사이에 겹겹이 층을 쌓아 만든 네트워크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며, 딥러닝을 이용해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지능이 ‘심층 신경망’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당연히 우리는 딥러닝 방식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구글의 딥러닝 연구를 총괄하는 제프 딘은 딥러닝이 적용된 구글 서비스가 지난 4년 동안 급격히 늘어났으며 이메일, 사진, 지도, 번역, 유튜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핵심 알고리즘을 경우의 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이느냐에 뒀으며, 이를 위해 ‘정책망’과 ‘가치망’으로 구성된 ‘심층 신경망’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알파고의 놀랄 만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한국어-영어 구글 번역기는 형편없다는 평이 많다. 동일한 딥러닝 방식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도화된 심층 신경망을 활용하지 못하고, 딥러닝할 한국어-영어 번역 자료도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보드게임인 ‘바둑’을 석권한 후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으로 유명한 ‘스타크래프트’를 다음 도전 대상으로 정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의 도전은 바둑처럼 딥러닝을 적용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먼저 실시간 게임으로서 많은 의사결정을 동시에 해야 한다. 바둑처럼 한 가지 수를 위해 장고할 수가 없다.
이러한 알고리즘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가 없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물리학자이자 미래연구가인 나는 이러한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이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지능이 얼마나 대단한가에 대한 경의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왜 인공지능을 개발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모든 개발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IBM은 제퍼드 퀴즈쇼에서 인공지능 왓슨이 인간 챔피언을 이긴 후 이를 어떻게 비즈니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심했으며, 그 결과물로 ‘인공지능 의사’를 내놓았다. 실제로 ‘인공지능 의사’는 많은 병원과 연구소에서 수집한 임상 결과, 논문, 환자의 병력 등을 분석해서 미국의 다양한 병원의 의사들에게 최적의 처방과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지능인 알파고를 돌아보면서 인공지능 개발의 기술적인 문제보다 이 기술이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가 필요할 시점이다.
인공지능의 문제는 단순한 인간의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순수 인간에 대한 윤리적 문제까지 파급될 수 있다. 미국의 파이낸셜타임지는 영국 최대 국영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에서 ‘투자자문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550여 명을 해고할 수 있다고 봤다.
인력시장의 대변혁이 일어난다. 만약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가 이해할 수 없는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면, 인간 의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또한 문제 발생 시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미래 연구는 미래윤리 문제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
2016년 05월 23일 월요일 제10면
댓글목록 0